오피니언 사설

[사설] 4차 산업혁명시대 R&D 경쟁서 뒤처지는 대기업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연구개발(R&D) 경쟁에서 갈수록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R&D 스코어보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민간 부문 R&D 순위에서 미국 기업의 합산 점유율이 38.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은 3.7%로 세계 8위 수준에 머물렀다. 더구나 2,500개 상위 투자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2014년 80개에서 지난해에는 75개로 줄어들었다. 이는 중국(327개)은 물론이고 대만(111개)에도 밀리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경기 침체 와중에도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2,500개 기업들의 R&D 투자 총액은 6,960억유로(약 878조원)로 2014년보다 6.6% 늘어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매출이 같은 기간 3.6%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만은 공격적으로 집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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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글로벌 기업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7대 업종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조사한 결과 ‘글로벌 톱10’ 기업의 76%에 불과했다. 글로벌 톱10 기업이 R&D에 100을 쓸 때 우리나라 톱10 기업들은 76만 투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국가의 미래 성장을 좌우하고 경제·사회 시스템을 통째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각국이 R&D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비록 힘들더라도 기업들은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정부는 규제철폐와 제도정비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4차 산업 준비 정도가 선진국에 뒤진 상황에서 R&D 투자마저 벌어지면 미래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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