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속에 경제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장바구니 물가를 중심으로 소비자물가만 뛴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고려하면 실제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한 셈이다. 특히 최근 조류독감(AI) 여파로 인한 계란값 상승분 전체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내년 초 식탁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를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올랐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6%,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식품이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0.7% 상승했고 신선식품 지수도 6.5%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 올랐다.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5월부터 8월까지 계속 0%대에 머물다가 지난 9월(1.2%)부터 1%대로 올라섰으며 10월과 11월에는 2개월 연속 1.3% 상승했다. 전기료 누진제 개선, 저유가 등이 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조류독감(AI) 확산으로 인한 계란값 급등의 영향이 일부 반영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집세, 외식비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며 “12월 물가 조사 시점은 계란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이어서 다음 달에 계란값 급등세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