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리뷰] 뮤지컬 ‘보디가드’ 정선아·박성웅·최현선을 한 무대에서 만나다니!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뮤지컬계의 디바 정선아, 관객의 귀를 제대로 호강시키는 뮤지컬 배우 최현선, 생애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과묵한 카리스마의 1인자 박성웅이 한 무대에서 만났다. 직접 만나보니,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15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보디가드’는 눈과 귀가 호강하는 작품이었다. 프랭크에게 같은 마음을 품고 있는 자매 레이첼(정선아)과 니키(최현선)가 ‘런 투 유’(Run to you)를 함께 부르는 장면은 진정 가슴 뛰는 라이브 무대가 무엇인지 알게 했으며, 스크린이 아닌 무대에서 만난 박성웅의 안정적이고 깊은 내면 연기는 흡인력이 높았다.

/사진=CJ E&M/사진=CJ E&M




/사진=CJ E&M/사진=CJ E&M


‘킹키부츠’에 이은 CJ E&M 글로벌 프로듀싱 2호작 ‘보디가드’는 1990년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동명의 영화와 세계인이 사랑하는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불멸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작품은 주크박스 뮤지컬답게 익숙한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추억과 공감의 힘을 적극 발휘한다. 여기에 원톱 주인공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뛰어난 여배우 3인방(정선아, 양파, 손승연)이 객석을 쥐락펴락한다.

스토커의 위협을 받고 있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와 그녀의 보디가드와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 한 만큼 이미 내용은 잘 알고 있는 터. 물론 보다 촘촘한 짜임새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뮤지컬이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다. 영리한 장면 전환은 돋보이지만, 이야기의 연결이 다소 성기다는 느낌이 들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분명한 건 ‘올 앳 원스(All at once)’,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 ‘세이빙 올 마이 러브(Saving all my love)’ , ‘원 모멘트 인 타임(One Moment in Time)’ 등에 이어 커튼콜까지 이어지는 ‘아이 워너 댄스 위드 썸바디(I wanna dance with somebody)’를 듣다보면 절로 행복감에 젖어들게 된다는 점.

관련기사



최고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갖춘 당대 최고의 톱스타를 소화한 정선아는 까칠한 면모 뒤에 사랑을 원하고 바라는 여린 마음을 가진 여인의 모습을 뮤지컬 넘버 속에 온전하게 녹여낸다. 여주인공이 원톱으로 대부분의 넘버를 소화하는 작품인 만큼 주인공의 역량에 따라 작품의 중심축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무대 위에 굳건하게 뿌리내린 정선아는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 뮤지컬 <위키드>의‘ 글린다’, <데스노트>의‘ 미사’, <킹키부츠> 의‘ 로렌’, <드라큘라>의‘ 미나’ , <에비타>의 타이틀 롤과는 또 다른 정선아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제대로 들려줄 여배우를 쉽게 찾기 힘든 국내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녀를 캐스팅 한 건 신의 한수였다.

/사진=CJ E&M/사진=CJ E&M


/사진=CJ E&M/사진=CJ E&M


/사진=CJ E&M/사진=CJ E&M


연출가가 깊이 있는 드라마에 강한 연극 연출가인 탓일까. 노래에 기대는 게 아닌 내면 연기가 필수인데다 ‘슬로우 모션’ 처리 등 디바를 받춰주는 주인공 프랭크 역은 온전히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소화할 수 없는 역으로 재탄생했다. 연출가 테아 샤록 (Thea Sharrock)은 뮤지컬 연출보다는 대니얼 래드클리프 주연의 <에쿠우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영국국립극장 <애프터 더 댄스>로 연출로 유명하다.

박성웅의 뮤지컬 무대 데뷔작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그가 부르는 넘버가 딱 한 곡이기에. 그것도 노래를 잘 불러선 안 되는 장면 뿐. 오히려 이번 작품은 박성웅의 진가를 보다 가까이 느끼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할 만하겠다.

박성웅은 “텍스트에 충실하면서도 본인만의 매력이 담긴‘ 프랭크 파머’를 연기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가슴 한 편에 사랑을 간직하면서도 냉철한 사고를 하는 과묵한 카리스마의 프로페셔널한 경호원으로 적격이었다.

‘보디가드’는 ‘깊이 있는 감동’보다는 ‘행복한 즐거움’에 한 표를 던지고 싶은 뮤지컬이다. 무엇보다 믿고 보는 배우인 정선아·박성웅·최현선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특별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3시간 가까이 되는 대형 뮤지컬의 러닝타임에 비해 다소 부담 없는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 연말 관객들의 부담감을 덜어 줄 듯 하다. 2017년 3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정다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