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이 58년 만에 2년 연속 감소했다. 6년 만에 수출 5,000억달러 달성에 실패하며 무역 1조 달러 회복 역시 무산됐다. 하지만 11월 이후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올해는 수출이 2~3%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해 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9% 줄어든 4,95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7.1% 감소한 4,057억달러, 무역 수지는 898억달러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 무역(수출+수입)은 9,013억달러로 2015년(9,025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에 못 미쳤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이 5,000억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10년(4,663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또 우리나라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한 것도 1957~1958년 이후 58년 만이다. 이는 우리 주요 수출 시장의 경기가 부진한 탓에 우리 제품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9.2% 줄었고 각각 15%가량을 차지하는 미국(-4.8%)과 아세안(-0.4%) 수출도 감소했다. 주요 시장인 유럽연합(EU)과 일본(-4.8%)은 물론 인도(-3.6%)와 중동(-13.8%)과 중남미(-17.1%)도 줄었다. 수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 곳은 삼성과 LG 등 우리 대기업들의 생산공장이 대거 진출해 있는 베트남(17.6%) 정도다.
13대 주력 수출품 가운데 컴퓨터(8.3%)를 제외한 제품들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1.3%) 수출이 줄었고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 여파로 무선통신기기(-9.1%)도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유가 하락에 석유화학(-4.3%)과 석유제품(-17.5%)의 수출액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요 수출 시장의 경기 부진에 이어 국내에서 파업 여파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자동차(-12.5%) 수출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수출이 다소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수출 성적이 낮았던 기저효과를 볼 수 있는데다 최근 유가 상승과 반도체 수출 증가 전망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4월 이후 삼성전자의 신규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휴대폰 수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1월 이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수출은 6.4% 증가해 11월 이후 2개월 연속 뛰었다.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증가폭(6.3%) 역시 2014년 9월(6.4%)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일평균 수출액 역시 4.2% 증가해 2015년 2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고 수출 단가도 2개월 만에 뛰었다. 세계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의 용량이 증가하며 반도체 수요가 늘어 지난달 수출이 19.9% 늘었다. 컴퓨터(18.1%)와 석유제품(13.5%) 등도 수출 호조를 보였다. 최대 시장인 중국 수출도 9.6% 뛰었고 EU(30.8%)와 아세안(13.6%) 수출액도 크게 증가했다.
산업부는 “내년 세계 경제와 교역 성장률이 늘어나면서 우리 수출이 2.9% 증가한 5,1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 해외생산 확대 등 수출 감소 요인들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