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사주? 어떻게 살게 될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면 봐야"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연초를 맞아 신년운세를 보려는 이들로 철학관·점집 등은 북새통을 이룬다. /이미지투데이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밝았다. 연초를 맞아 신년운세를 보려는 이들로 철학관·점집 등은 북새통을 이룬다. /이미지투데이




“사주 믿고 사업했는데 잘 안 풀렸다고 따지는 분이 있어요. ‘사주’는 정해진 운명인데 사기 친 거 아니냐 면서요. 맞습니다, 사주는 정해진 운명이에요. 어떻게 해야 더 좋을지 알려주는 나침반 같은 거죠. 그런데 나침반만 보고 있으면 뭐가 바뀌던가요?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죠.”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밝았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기대 반 걱정 반’ 신년 운세를 알아보려는 이들로 철학관·점집 등이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태어난 때를 기점으로 일평생이 정해진다는 사주는 사주명리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과거 숫자를 세는 방법인 천간 10가지와 지지 12가지를 음양으로 하나씩 짝지어 나열한 60 갑자 중 태어난 생년월일시에 따라 특정 기질과 운명이 정해진다고 보는 학문이다. 같은 사주를 타고 태어난 이들의 데이터를 축적해 도출한 평균값으로 개개인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부민 바른맥역학센터 소장.이부민 바른맥역학센터 소장.


사주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을 바꿀 수 없는 건 아니다. 이부민(40·사진) 바른맥역학심리센터 소장은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기 위해서 운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주가 인생에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현명하게 덜어내는데 일종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

대표 사례가 있느냐고 물으니 이 소장은 “내가 그런 경우”라고 답했다. 이 소장은 “회사생활이 다 힘들겠거니 하면서 5년을 버텼는데 더는 못하겠다는 시기가 찾아왔다”며 “상담하시는 분들이 보통 그렇듯 저 역시 길이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 사주를 봤죠. 그랬더니 왜 이렇게 안 맞는 일을 하려고 하느냐고 하더라고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글쎄요. 직장에서 버티라는 운이 나왔다면 버텼을지 모르겠다”면서도 “동양철학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제 운세를 살펴보니 정말 그렇더라. 회사원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 소장은 ‘사주=정해진 운명’이라는 굴레 때문에 수동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내가 잘 모르는 나를 더 잘 알게 해주는 수단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타고난 기질이 고민 해결의 실마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소장을 찾아오는 내담자들은 다양한 고민과 문제를 안고 있다. 연애·승진·결혼 등 삶에서 마주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내담자가 생각을 가다듬고 결심을 굳힌다는 측면에서 심리상담과 닮은 구석이 많은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소장은 “비슷한 게 많죠. 하지만 근본적인 출발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씨를 찾았던 30대 주부 김모씨는 2년여에 걸친 심리상담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부부관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김씨는 이 소장과의 첫 상담에서 “제 마음이 너무 약해서 남편의 행동 하나하나에 쉽게 상처를 받고 눈물이 난다”며 “마음을 더 굳건히 먹고 강해지는 법을 알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이 소장이 살펴본 사주는 정반대였다. 기운이 세고 지나치게 강한 사주로 나왔던 것. 고개를 갸웃거리던 이 소장은 “본인이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딱딱하고 강해서 결국 부러지고 마는 형상으로 나온다. 연약해서 분노가 생긴 게 아닌 것 같다”며 “심리상담소에서 듣던 충고와 정반대 이야기를 해줬다”고 했다. ‘용기를 가져라, 마음을 강하게 먹어라’가 아니라 ‘상처받고 있는 건 남편일 수 있다. 유하게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해야 할 때’라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이 소장은 “심리상담은 스스로 하는 이야기에 근거해 처방이 내려지는데 내가 날 잘 알지 못하면 잘못된 처방이 나오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데 지기가 안되는 상황에서 남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며 “나를 알면 같은 고민이나 문제에 봉착해도 마음이 바뀌죠. 그럼 인생이 바뀌는 겁니다”고 강조했다. 역학의 진짜 의미는 나를 알고 나를 바꿔가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 2017년 나의 운세는…

쥐띠

쥐띠생은 흔들림이 있어 위태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2017년에는 많은 것을 취하기 보다는 필요한 것만 취하고 빠져야 한다. 중책을 맡는 것은 금물이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단기로 하는 것이 좋다.

소띠

흔히 4살차 궁합이라고 하는데, 소띠에게는 닭의 해가 4년차라 궁합이 좋은 해다. 소의 발걸음은 느리지만 신중하다. 닭은 열이 많고 급하기에 서로 만나면 중화가 된다. 편안하고 분위기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다.

범띠


범띠에게는 원진살에 해당하는 해다. 부인에게는 길하고, 남자와 자식은 좋지 않다. 특히 애정에 관계된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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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띠

토끼와 닭은 서로 충돌의 상이 있다. 그래서 아마 좌충우돌할 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처음에는 얼굴을 찌푸릴 수 있어도 오히려 삶의 자극제로 삼는다면, 오히려 성공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용띠

용띠에게 닭의 해는 합이 이루어지는 해다. 그래서 전체 띠 중에서 용띠에게 가장 좋다. 남들에게 믿음을 얻으니,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공할 확률이 높다.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

뱀띠

뱀띠도 소띠와 마찬가지로 닭의 해와는 4년차 궁합이다. 무언가 기회는 올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도리어 흉하다. 자기 자신은 항상 잘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면 무언가 얻어지는 것은 있을 것이다.

말띠

말띠는 기본적으로 의욕이 강하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적응하기에 만만치는 않다. 크게 욕심 내면 문제가 있다. 또한 빠르게 전진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빨리 성취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하나 차근히 밟고 올라가는 것이 좋다.

양띠

양띠는 소소하다. 크게 욕심내는 동물이 아니다. 양띠에게 닭의 해는 보통이다. 크게 나쁠 것도 없고 크게 좋은 것도 없다. 그러므로 무언가 의욕을 부리지 마라.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하는 것일 수 있다.

원숭이띠

원숭이띠와 닭의 해는 둘 다 금(金)운으로, 형제와 같은 해다. 서로 친하다. 그러므로 원숭이띠에게는 무언가 얻는 게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닭띠

닭띠에게 닭의 해는 서로 비슷한 기운이다. 그런데 닭이 만나면 싸우는 격이다. 투계(鬪鷄)와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쉽게 얻지 못하고 걸리적거리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지나면 나중에는 얻는 것이 있으리라.

개띠

“닭 쫓던 개”라는 말이 있다. 개띠에게 닭의 해는 무언가 걸리적거린다. 방해되는 요소들이 처음에는 등장한다. 하지만 극복 가능한 것이다. 자신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이내 극복하고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돼지띠

돼지와 닭은 둘 다 극음(極陰)에 해당한다. 극음은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돼지띠에게는 시계(視界)가 잘 보이지 않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때는 빨리 가면 좋지 않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라. 오히려 천천히 가는 것이 빨리 가는 것이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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