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안지숙이 등단 11년 만에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을 출간했다.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은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외주업체에서 일하는 여성, 가정이나 사회에서 상처 입은 여성의 이야기로, 작가는 불안전한 세계에 사는 여성의 이야기로 현실의 리얼리티를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실제로 소설에 나온 직장 생활 이야기는 안지숙 작가의 경험에서 나왔다. 작가는 스토리텔링 업체나 외주 업체에서 ‘을’의 입장에서 일한 경험, 수개월째 월급이 밀렸지만 결국 받지 못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에 녹여냈다. 작가의 실감 나는 이야기는 소설보다 현실이 더 끔찍하지 않느냐고 넌지시 묻는다. 당연했고 만연했기에 지나쳤던 일상의 고통과 상처를 소설에서 가감 없이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각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하나같이 알량하게 살아온 여자의 자학개그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일밖에. 핑계라면, 소설은 결국 상처 헤집기라는 것”이라며 “상처가 속으로 곪아들기 전에 헤집어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것. 통증을 견디고 치유하는 방법을 상상의 지평에서 모색하는 것. 이것이, 혹은 이것도 소설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2005년 ‘바리의 세월’로 신라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안지숙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에는 작가가 십여 년 동안 틈틈이 쓴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