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단독보도에 따르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딸 정유라(21) 씨가 올해 1학기에 이화여대 학장실에서 교수들과 상담을 하며 ‘학점 잘 받는 법’에 대해 코치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덴마크 현지법원 심리과정에서 “학교를 나가지 않았음에도 학점이 잘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힌 정 씨의 주장과는 달리, 이화여대 측이 조직적으로 정 씨의 학점을 관리한 것을 정 씨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4일 교육부 감사관실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경희 총장을 포함해 이화여대에서 올해 1학기 정 씨를 만났다고 진술한 교수는 6명으로 확인됐다.
이미 정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 교수까지 포함하면 7명 이상의 교수들이 정 씨와 접촉한 것이다.
감사관실 자료에 따르면 최 총장은 올해 4월 총장실에서 최 씨와 정 씨 모녀를 만나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취지로 격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 역시 비슷한 시기에 최 씨와 정 씨를 학장실에서 만났으며, 그 자리에는 이원준 체육과학부 학과장과 이경옥 교수가 함께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과장과 이 교수는 이후 각자 연구실로 이동해 최 씨와 정 씨에게 상담을 해줬다.
이 학과장은 다시 학과장실에 체육과학부 초빙교수 A 씨와 시간강사 B 씨를 불러, 정 씨에게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김 전 학장은 지난해 9월에도 정 씨를 만나 학사관련 상담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4월 이후 최 총장, 김 전 학장, 이 학과장, 이 교수, 초빙교수 A 씨, 시간강사 B 씨 등 총 6명이 돌아가면서 최 씨와 정 씨에게 학점 상담을 해 준 셈이다. 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은 사례를 고려하면 최 씨 모녀와 접촉한 교수들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정 씨가 총 7명의 이대 교수를 만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확인 됐는데도, 본인은 왜 학점이 나왔는지 모른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직접 정 씨를 찾아와 구체적 상담까지 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교육농단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