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강세(환율 하락)는 한국과 신흥시장에서의 자본유출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자본에는 환차손 우려를 덜 수 있는 요인이다. 위안화와 한국·신흥국 간 통화동조 현상이 심화하면서 위안화 강세가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 한때 1,208원대에서 거래되던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5일 하루에만도 20원 이상 오른 것이나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던 멕시코 페소화 약세에 제동이 걸린 것도 같은 이유다.
문제는 위안화 움직임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중국 당국의 자본유출방지책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진다면 환율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최근의 약달러 흐름이 계속 갈지도 미지수다. 당장 20일에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투자와 감세 확대 등을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새해 두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언제든 ‘위안화 약세, 달러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다.
수많은 대외변수로 환율 변동성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외부 요인에 취약한 한국 외환시장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까지 가세한다면 환율시장은 지금보다 더 심한 롤러코스터를 탈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와 국정 혼란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또 다른 악재에 직면한 셈이다. 경제부처와 금융당국·기업이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