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0만 '낭랑 18세'…벚꽃대선 캐스팅보트 되나

"선거연령 내리자" 목소리 쏟아져

"책임감 부족…시기상조" 지적도

0915A30 선거연령 18세 하향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18세 참정권’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선거 연령 18세 하향 조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왔고 청소년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선거연령 하향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 18세 청소년들의 표심이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사전행사로 진행된 ‘천만촛불과 참정권 확대’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양진아(18)양은 “청소년이 미숙하다는 주장은 투표권 확대 논의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누구나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세 참정권’ 서명운동을 진행한 김창숙(27) 한국YMCA 간사는 “만 18세부터 입영, 공무원 시험 응시, 혼인신고 등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많지만 투표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청소년들이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소년 2,0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청소년혁명’의 정진우(18) 공동대표는 “청소년들도 사회를 구성하는 주체”라며 “현재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청소년단체에 따르면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면 60만명의 유권자가 새로 유입된다. 이는 전체 유권자 4,000만명의 1.5% 수준이지만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이번 대선에서 결코 무시할 만한 숫자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선거법 개정 요구가 촛불 민심을 타고 상향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기사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청소년이 자신들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청소년들도 충분히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여론이 가세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청소년들의 요구를 반영할 정치 제도가 거의 없었다”며 “선거 연령이 낮아지면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요구를 강하게 주장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선거 연령 18세 하향 조정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온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박채웅(19)군은 “투표를 재미있는 일로 보는 학생들이 많다”며 “성인은 자신이 찍은 후보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지만 학생은 그런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최동방(79)씨는 “정치를 이해하기에 열여덟은 어린 나이”라며 “무조건 해외 사례를 따라 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성욱·박우인기자 secret@sedaily.com

박우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