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원장에게 정유라(21) 씨의 이대 지원 계획을 알리며 잘 챙겨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9일 특검팀과 이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은 김 전 차관이 지난 2014년 김경숙 당시 체육대학장에게 연락해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학생이 이대에 지원하니 신경 쓰라”는 취지로 부탁을 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에 나섰다.
김 전 차관의 연락을 받은 김 전 학장이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이런 뜻을 전하고, 남궁 전 처장이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특검팀은 최경희 전 총장도 당시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다는 이대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청와대 등 ‘윗선’이 최순실 씨의 부탁을 받고 김 전 차관에게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김 전 차관은 정 씨의 이대 입학 개입 사실을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단계에서 시인했다가 특검 조사에서는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 역시 이대 특혜 입학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에 특검팀은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사실로 고발을 요청했고, 조만간 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특검팀은 이대가 정 씨에게 특혜를 주고 정부 예산을 집중 지원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료를 확보해 조사 중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대에 재정지원이 집중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며 “윗선의 존재 여부는 최경희 전 총장을 조사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에 대한 학점 특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된 류철균 이대 교수 측 변호인은 “‘김경숙 전 학장이 정유라를 잘 봐주라’고 세 차례나 부탁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최 전 총장의 연구실과 자택, 김 전 학장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