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본격 판매에 들어간 GM 전기차 볼트EV(사진)가 북미 시장에서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볼트EV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이 본격적인 수익 내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자동차 및 화학업계에 따르면 볼트 EV는 12월 판매 시작 이후 미국 시장에서 총 579대를 판매했다. 판매 시작 시점이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였다는 점과 판매지역이 미국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州)로 제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볼트 EV 구매 고객 중에는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도 포함됐다. 워즈니악은 전기차 시장의 강자인 테슬라 차량과 볼트EV를 두고 저울질 하다 볼트EV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트 EV의 최대 장점은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 넘은 주행거리다. 올 상반기 국내 판매를 앞두고 환경부로부터 1회 충전으로 383.17㎞를 달릴 수 있다는 인증을 이미 받았다. 이는 기존 전기차와 비교해 2배에 이르는 주행거리다. 그러면서도 200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볼트 EV가 자동차 시장의 격전지인 북미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으면서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2세대 전기차의 선두주자인 볼트 EV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LG화학 배터리의 기술력도 입증 받아 매출 및 영업이익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지난해 3·4분기 456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GM은 디트로이트 공장의 설비 투자를 통해 볼트 EV 생산량을 연간 9만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올해 이 차량이 최대 8만 대까지 팔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 차량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까다로운 기술 문턱을 통과해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평가모델(ASPICE)’에서 레벨3 인증을 획득했다”며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납품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