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며 1년 전 중국발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중국발 리스크 확대가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폭락에 이어 홍콩 H지수의 폭락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정승교(사진) NH투자증권 법인장은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중국 리스크에 대해 “1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는 분명 존재하지만 중국 정부의 관리 능력도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 당국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지켜보며 투자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에 자리를 잡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두 가지 업무형태로 나뉜다. 홍콩을 거쳐 글로벌 시장과 중국본토에 진출하거나 홍콩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다. IB들은 통상 한가지 업무에 집중한다. 하지만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성과를 낸 몇 안되는 현지법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법인장은 “중국 주식을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한국 주식을 어떻게 파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 한다”며 “ 주식, 채권은 물론 대체투자 등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인 정 법인장이 주식운용 부문을 맡고 채권, 대체투자 등은 전문 운용역들이 맡고 있다. 정 법인장은 “각 부분별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홍콩 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에 폭넓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강퉁 투자에 대해 정 법인장은 “시장보다는 종목을 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여전히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부담스럽다”며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할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공개(IPO)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정 법인장은 “중국 현지법인이 지난 10월 주관해 코스닥에 상장한 그레이트리치과기유한공사(GRT)가 흑자전환 할 것”이라며 “홍콩법인을 거점으로 중화권 기업의 기업공개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대부분 해외법인들이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은 국내증권사들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영업기반 확충이 만만치 않은 곳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 홍콩을 떠났고 일부 증권사는 사무소로 지위를 낮췄다. NH투자증권 홍콩법인의 3·4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68억3,400만원으로 전년대비 82배나 늘었다. 정 법인장은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공여 라이센스를 취득한 후 1억 달러를 증자해 IB, 트레이딩, 법인영업의 균형잡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실적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은 농협금융 계열사와 공조하여 다양한 글로벌 딜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 법인장은 “초기 은행 및 보험(생명) 인력을 투입하여 홍콩현지법인 내 데스크와 협업하여 대체투자자산 소싱, 은행보증부 채권 발행 등 시너지 범위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농협금융 계열사 인력이 NH투자증권 홍콩법인에 파견돼 공동영업을 시작했다. /홍콩=김현수기자 hs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