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투자를 막기 위해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안보, 이민 문제 등을 협상할 것이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은 내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외교관 총회에서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미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두려움이나 협박을 통해 멕시코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끼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더 안전한 국경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하겠지만 국경 장벽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이민에 관한 책임을 나누고 미국 국경 남쪽으로 불법 무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이 자유롭게 본국에 송금할 수 있도록 계속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에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멕시코에 국경장벽 설치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기업들의 멕시코 공장 설립을 막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운동기간부터 줄곧 멕시코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3,200㎞에 달하는 국경장벽을 세우고 그 설치 비용을 멕시코가 대도록 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업체는 물론 일본 도요타까지 직접 겨냥하며 멕시코 투자 철회 압박을 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