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모비스, 주문 폭주에 풀가동…크라이슬러·GM 이어 포드 납품도 노린다

현대모비스 미시간 디트로이트 공장 가보니

올 영업 조직 재정비…품질 반성회 열어 불량제로

부품사지만 차 뼈대까지 조립해 '생산성 1위' 평가

작년 매출 1조 돌파…美 빅3 모두 공급 위해 구슬땀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생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FCA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에 공급할 프런트 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공장은 현대 모비스가 현대기아차 아닌 다른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하는 첫 공장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생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FCA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에 공급할 프런트 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공장은 현대 모비스가 현대기아차 아닌 다른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하는 첫 공장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 시내 코보 컨벤션센터에서 차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자 시내와는 다른 스산한 분위기에 높이가 낮은 건물들이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부활했다고는 하지만 자동차 부품 공장 일부가 모여 있는 웨스트 포스트 거리는 래퍼 에미넴의 자전적 영화 ‘8마일’에서 본 음산한 디트로이트의 분위기 그대로였다. 이곳에 위치한 현대모비스의 미시간 공장 내부는 180도 달랐다. 작업자들은 주문 물량의 납기를 맞추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고 활기가 넘쳤다.

현대모비스 해외 생산기지 중 유일하게 현대·기아자동차가 아닌 현지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미시간 공장에서는 세계 정상급 수준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법인장을 교체하고 현지인으로 영업 조직을 재정비, 품질 반성회를 여는 등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었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생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FCA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에 공급할 프런트 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공장은 현대 모비스가 현대기아차 아닌 다른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하는 첫 공장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생산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FCA의 지프 ‘그랜드체로키’에 공급할 프런트 샤시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공장은 현대 모비스가 현대기아차 아닌 다른 브랜드에 부품을 공급하는 첫 공장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지난 2009년 미국 자동차 ‘빅3’ 중 한 곳인 크라이슬러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설상가상으로 부품 공급 업체인 아빈 메리터가 철수하는 사태를 맞았다. 크라이슬러는 당시 부품사였던 현대모비스에 SOS를 보냈다. 2006년부터 크라이슬러 톨레도공장 안에 생산시설을 짓고 섀시 모듈을 공급하면서 모비스의 기술력에 만족감을 보인 것이 이유였다. 모비스는 특유의 일자형 공장과 다른 ‘ㅁ’자형 생산라인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험에 나섰고 결국 미시간 공장을 인수했다.



모비스는 이곳에서 크라이슬러의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론트 섀시(앞바퀴 뼈대) 모듈과 리어 섀시(뒷바퀴 뼈대) 모듈 등을 조립해 차로 15분 거리의 크라이슬러 공장에 납품한다. 섀시 모듈은 바퀴 2개를 잇는 뼈대 위에 운전대·변속기·브레이크 등 부품을 얹어 조립한 것을 말한다. 사실상 자동차의 척추로서 승차감을 좌우한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부품사지만 공급 모듈의 방향이 제대로 잡혔는지 등 기존 부품사들이 하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제품을 제작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그랜드 체로키의 하부가 모비스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


모비스 미시간 공장의 생산물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생산 첫해 10만5,000대에 불과했던 물량은 2014년 34만7,000여대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36만6,000대분을 공급했다. 사실상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곳에서만 1조2,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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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모비스는 지난 2008년 이후 줄곧 크라이슬러 협력업체 중 ‘생산성 1위’로 평가받을 만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았다.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은 오는 2022년까지 납품 물량을 보장할 만큼 모비스에단 신뢰가 두텁다.

올 들어 공장 분위기는 더욱 좋다. 부임한 지 두 달 된 우경섭 법인장(이사)의 표준화와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우 법인장은 공장 내부부터 모비스 특유의 효율적인 표준화를 적용했다. 높게 쌓여있던 각종 부품 재고나 바닥에 그려진 여러 개의 선을 모두 정리했다. 부품 공장이라지만 탁 틔인 시야와 깔끔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공장도 현지인으로 영입했다. 디트로이트 인력들의 특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더욱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서다. 우 법인장은 부임 이후 매일 아침 7시30분에 불량 부품에 대한 반성회도 실시한다. 부품 제조공정 관계자들은 사무실에 모여 왜 부품에 문제가 생겼는지를 확인한다. 실제로 이날 공장 사무실에는 각종 부품들이 노란색 영수증과 같은 종이들이 붙은 채 전시돼 있었다.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한 품질이 최우선임을 임직원들한테 알리고 있었다. 우 법인장은 “크라이슬러와 GM에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포드는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다시 만날 때는 꼭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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