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이르면 이번 주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오는 20일 상파울루 시에서 열리는 전국집행위원회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자당 고위 관계자는 “전국집행위가 룰라를 대선 후보로 소개하고 좌파 진영의 단결을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룰라에게 대선에서 승리하면 고강도 긴축과 연금 개혁 등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의 주요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집행위에는 브라질민중전선(FBP)을 비롯한 좌파 단체와 브라질공산당(PCdoB)·민주노동당(PDT)·사회주의자유당(PSOL) 등 좌파 정당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룰라는 지난주 북동부 사우바도르 시에서 열린 농업노동자 행사에 참석, 차기 대선에 노동자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룰라는 “노동자당이 새로운 대통령을 배출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다시 돌아와 브라질을 운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한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2018년 10월로 예정된 대선을 올해 10월로 1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브라질 사상 첫 좌파 정권을 탄생시킨 룰라는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후계자로 점찍은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룰라는 부패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법원에서 부패 혐의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하면 룰라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