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자신이 보유한 회사에 돈이 직접 오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K스포츠재단에 대한 SK그룹의 후원을 자진해 거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에 대한 SK그룹의 80억원 후원이 무산된 배경에는 최씨가 K스포츠재단이 아닌 본인 소유 기업인 비덱스포츠에 자금을 직접 송금하라고 요구한 데 있었다.
지난해 2월 29일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SK그룹의 박영춘 전무를 만나 체육인재 해외전지훈련 사업을 명목으로 8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간 단독 면담이 있었던 2월 16일 이후다.
당시 최씨 측은 SK에 80억원을 비덱스포츠로 직접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SK 측은 불명확한 외국 법인에 거액을 송금할 경우 페이퍼컴퍼니에 자금세탁을 시도한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직접 송금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당시 SK는 k스포츠재단에 43억원을 출연한 상태였다.
대신 SK는 사업 적정성 검토를 거쳐 합목적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K스포츠 재단에 수년에 걸쳐 수십억원을 추가 출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K스포츠재단은 이 같은 역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최씨가 배경에 있다는 분석이다. K스포츠재단을 거쳐 사업을 벌일 경우 비덱스포츠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이권을 챙긴다고 해도 최씨가 직접 얻게 될 금액은 직접 송금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후원을 받아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비덱스포츠에 대한 직접 송금을 거부했던 SK와 달리 앞서 삼성은 2015년 8월 비덱스포츠의 전신인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35억원을 직접 송금했다. 특검팀은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최씨 측에 직접 송금된 삼성의 35억원도 박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뇌물공여액으로 명시했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