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글로벌 현장에서] 얼어붙는 알제리 자동차 시장

조기창 코트라 알제리 무역관장

유가하락에 규제강화로 시장급변

현대, 상용·승용차 현지 조립으로

올 수입쿼터 배정서 우대받을 듯

소비위축·경쟁격화에 유의해야





북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알제리는 4,000만명가량의 인구, 구매력지수를 반영한 일인당 국민소득 약 1만5,000달러를 배경으로 커다란 자동차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더구나 오래전부터 중고자동차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조립공장조차 없어 유럽을 중심으로 유명 자동차회사들의 각축장이 돼왔다. 특히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저유가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2011년에는 28만대, 2012년과 2013년에는 연속 40만대 이상의 차량이 판매돼 세계 26위,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가 하락 이전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의 98%가량을 석유가스산업(Hydrocarbon Industry)에 의존하고 있던 알제리는 유가 하락이 지속함에 따라 급격한 외환보유액 감소와 무역적자 및 재정악화 누적 등 타격이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입완성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한 현지조립공장 건설 촉진에 나서게 되면서부터 시장 상황이 크게 변하고 있다. 2014년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19.5%나 감소한 34만대에 그쳤으며 2015년에는 본격적인 수입쿼터제 도입으로 전년 대비 31%나 급감한 22만대로 추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6년에도 더욱 심화돼 같은 해, 신차판매대수는 10만대 안팎으로까지 급락하는 등 수입완성차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알제리 정부는 2016년 초반에 완성차 수입쿼터를 전년 35만대에서 절반 수준인 15만2,000대로 발표했다가 다시 8만3,000대로 축소했다. 아울러 자동차 수입허가증 발급 요건을 강화했고 지난해 5월에 가서야 80개 신청사 중 최종적으로 40개 자동차 딜러에게 수입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대폭적인 수입차의 쿼터 축소는 공급량 부족을 초래한데다 알제리 현지 화폐인 디나르의 가치하락으로 수입차의 소비자 판매가격이 크게 인상됐으며 이는 많은 수입완성차 딜러들의 폐업과 함께 대량 실직사태로 이어졌다. 2016년 6월 말 기준 현지 조립공장을 보유하지 않았던 한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폭 감소된 쿼터배정으로 우리나라의 대알제리 승용차·화물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2%, 31.0%가 감소한 2,236만달러, 3,573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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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알제리 정부는 석유가스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투자유치를 통한 국내 제조업 육성과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국내에서 조립 생산된 차량에 대해서는 세금혜택, 신용 구입 허가 및 입찰시 우선권 부여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알제리 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르노자동차 등은 현지 공장을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에 현대자동차의 현지 대리점인 글로벌모터스가 연간 1만5,000대의 화물트럭을 생산할 수 있는 상용차조립공장 및 승용차조립공장을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새로운 쿼터 배정시, 승용차 및 상용차 부문에서 모두 현지조립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자동차가 우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알제리 정부는 세수확보를 위해 2017년부터 부가세를 종전 17%에서 19%로 인상했으며 또한 부동산소득세·특별소비세·유류세 등도 인상하고 에너지세를 새로 도입하는 등 각종 세율을 인상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지출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르노자동차·푸조 등 외국자동차 회사들이 알제리에 조립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량을 늘려 과잉공급을 초래하고 회사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기창 KOTRA 알제리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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