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다급해진 정부가 최근 4일간 3차례나 물가 관련 회의를 열며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계란·배추 등의 급등세가 주춤해지자 이번에는 양파·파·애호박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19일 정부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가공식품 담합 단속을 강화하고 빈병보증금 인상에 따른 주류 가격의 부당한 인상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수산물은 정부 비축물량 7,200톤을 설 전에 방출하며 봄배추 2,000톤을 오는 4월 중순 이전에 조기 출하하기로 했다. 당근과 무의 조기 출하도 유도한다. 또 수입 계란 위생검사 기간 단축, 생필품 가격 매일 점검 등의 대책도 발표했다. 아울러 공공요금은 분산 인상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독려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 17일 새누리당과 당정 민생 물가점검회의에 이어 이날 4년 만에 물가장관회의를 여는 등 물가관리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농수산유통센터(aT)에 따르면 19일 현재 계란 한 판(30알) 가격은 9,357원으로 일주일 전(12일)에 비해 1.9% 내렸다. 배추도 한 포기에 4,092원으로 4.4% 하락했고 무는 개당 2,560원으로 11.5% 내렸다.
하지만 애호박은 개당 2,09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2.2%, 평년(과거 5년 평균)보다 13% 상승했고 양파는 1㎏에 2,130원을 기록해 일주일 새 7.9%, 평년(과거 5년 평균)보다 16.7% 급등했다. 깐마늘(국산)도 1㎏에 1만340원으로 일주일 새 1%, 평년보다 42.9% 올랐으며 대파 역시 1㎏당 3,706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4%, 평년보다 52.4% 급등했다. 바나나는 100g당 287원으로 일주일 새 2.3% 상승했다. 평년보다도 19% 높았다.
수산물 중 갈치는 한 마리당 1만1,163원으로 일주일 새 8.2%, 평년보다 15.7% 올랐고 물오징어도 마리당 3,236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4.3%, 평년보다 25% 상승했다. 새우(수입산)는 10마리에 4,907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4% 상승했다.
한편 정부는 총 2,100여개의 공공부문 수수료를 전수조사해 상반기 중 정비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운전경력증명서 방문 발급 수수료(1,000원)를 폐지하고 항공사진 등 공간정보 발급 수수료를 2만원에서 2,000원으로 대폭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서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