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새 판 짜기에 나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이전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한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한 식당에서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를 열어 “반 전 총장이 설 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러자’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손 전 대표는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반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 “왜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밝힌 것에 대해 “오랜 기간 외교 공무원으로서 보수적인 바탕에서 살아왔고, 보수만 갖고는 안되는 진보를 얻겠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는 것을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마치 ‘뜨거운 얼음’ 같은 얘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보만 왔다 갔다 하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가겠다는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은 더 지켜보려고 하는데 지금의 우리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손 전 대표를 포함해 정계 개편론을 앞세운 중도 성향 세력들은 최근 반 전 총장과 ‘선 긋기’ 하며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의 다음 주 회동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펼쳐질 합종연횡 국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반 전 총장에게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전 대표는 오는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출범해 정치 개혁을 향한 제3세력 규합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손 전 대표는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나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광장 민심’은 기득권, 특권, 패권을 배제하라는 것”이라며 “3월 쯤에 그에 걸맞은 개혁 세력이 등장하는 정치 빅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 전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 취임식을 맞아 공식 취임행사에 초청받고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