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新)행정부와 가교 역할을 할 특임대사를 대거 임명해 관계의 물꼬를 튼다. 신임 특임대사로는 허경욱(사진위)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 신제윤(사진아래) 전 금융위원장 등이 우선 후보로 꼽힌다.
2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특임대사를 임명해 미 신행정부와 접촉면을 늘리고 우리 기업의 미국 등 해외 인프라 수주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5명 정도의 특임대사 임명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도 ‘대외경제 전문가 간담회’에서 “해외 인프라 수주를 늘리기 위해 특임대사 임명 등 외교력과 민관 합동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임대사는 국제 이슈에 대한 전문성과 인지도가 인정되는 사람을 외교부가 임명하며 정식 명칭은 ‘대외직명대사’다. 특별한 주재국 없이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인맥 등을 바탕으로 상대국과 우리 정부 및 민간의 다리 역할을 맡는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둔 ‘아웃사이더’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미 신행정부와 접점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는데 특임대사를 대거 임명해 협력의 실마리를 풀어보자는 목적이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1조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투자를 공언했기 때문에 특임대사가 우리 기업의 수주에 주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특임대사는 신흥국 인프라 수주의 가교 역할도 담당한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26일로 예정된 ‘2017년 대외경제정책방향’에서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특임대사는 이혜민 주요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 이정훈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 정해웅 국제법 협력대사 등 3명이다. 새로운 특임대사는 ‘지역경제협력대사’로 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규정상 임기는 1년이며 1년 연장이 가능한 무보수 명예직이다.
유력한 특임대사 후보인 허 전 대사는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생활 전반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에서 지내으며 국제업무정책관(현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기재부 1차관까지 역임한 국제금융 전문가다. 신 전 위원장 역시 행시 24회로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1차관까지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20년 이상 정부 국제금융 라인에 몸담으며 쌓은 노하우와 해외 인사와의 인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