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아니라고 하는데 구속까지 될까요?” 지난 20일 오후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지켜보던 문체부 직원들은 대체로 설마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21일 새벽 구속 결정이 내려지자 문체부는 충격에 빠졌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전직 장관과 차관에 이어 현직 장관마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며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침울한 내부 분위기 속에서 조 장관이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관련 사항을 모두 꼼꼼히 챙겼던 장관이 업무에서 물러나면서 추진동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였지만 한편에서는 차질 없는 업무 수행을 다짐하는 기류도 있었다. 문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장관님이 안 계셔 문체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장관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이미 다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변함없이 평창올림픽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장관 구속에 따른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권한대행을 맡게 될 송수근 1차관을 중심으로 앞으로 문체부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입장을 이르면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를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된 조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문체부 내부에서도 사퇴를 건의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최근 일부 문체부 직원들은 조 장관에게 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건네 들은 조 장관은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뒤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문체부 내부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장관에게 대국민사과를 할 것을 요구한 적은 있었지만 사퇴를 직접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