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창당 의원들과 김무성 고문이 무릎을 꿇은 채 국정농단 등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국민들께드리는 사죄의 글’을 낭독하고 있다./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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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창당한 바른정당이 24일 ‘보수세력의 구심점’을 선언하며 공식 출범했다. 당은 이후 차기 대선을 앞두고 펼쳐질 ‘반기문발(發) 정계개편’의 중심이 되기 위해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새누리당 의원들의 2차 탈당을 독려, ‘세 확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정당은 이날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했다. 출범 첫날부터 친박(친박근혜)계를 맹비난하며 ‘보수 적통’이 되기 위한 새누리당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창당 주역인 현역 의원 32명과 원외 인사들은 개회 선언 전 당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것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김무성 당 고문은 “박근혜 정부는 불통과 독단, 비선의 정치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절망에 빠트렸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의 후안무치한 패권 세력을 막는 데 역부족이었고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앞에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침몰이 보수 정치의 괴멸로 이어지는 상황을 바라볼 수 없다”며 “진정한 보수 정치의 정통을 이어가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려는 동지들의 염원이 바른정당의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정병국 의원을 초대 당 대표로, 김재경·이혜훈·홍문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을 최고위원으로 추대했다.
바른정당은 ‘친반기문’ 세력 끌어안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유승민·남경필 등 당내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미비한 상황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이 몸집 불리기에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반 총장의 행보에 맞춰 탈당을 고심 중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국 대표는 “설 연휴 이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따라 두자릿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중간지대 혹은 바른정당에 들어올 것”이라면서 “(반 전 총장이) 갈 곳은 바른정당뿐”이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도 창당대회에 앞서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은 각각 25·2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대선 열기에 불을 지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