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SBS 설 특집 파일럿 ‘내 생애 단 하나의 기억-천국사무소’에서는 배우 안재욱이 출연해 가장 소중했던 7가지 기억을 돌아봤다.
이날 안재욱은 데뷔 했을 때의 기억부터 첫 딸 수현이가 태어난 순간까지 가장 기억하고 싶은 기억 7가지를 차례대로 지워가며 천국에 가져가고 싶은 기억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안재욱이 가장 먼저 지운 것은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하면서 쌓아왔던 팬들과의 추억이었다. 안재욱은 “너무 안타깝고 미안하지만 가장 먼저 지워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첫 번째라서 팬 분들이 서운해 할 수도 있지만 정말 소중하고 따뜻했던 순간들이다”고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안재욱은 팬들에게 줄 마지막 선물로 자신의 히트곡 ‘포에버’를 열창하며 울먹였다.
두 번째로 연기자로 데뷔한 기억을 지운 안재욱은 이어 서울예대 재학시절을 지웠다. 이휘재, 송은이, 김한석, 황정민, 류승룡 등 서울예대 동문들을 언급한 그는 “대학교 때는 제가 거의 주인공이었다. (황)정민이는 대학 때는 스태프 일에 열중했던 극장 식구였다. (류)승룡이는 단역 같은 걸 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기억을 지우기 전 마지막 통화할 친구로 안재욱은 신동엽을 선택했다. 신동엽은 전화를 받자마자 “술마셨냐?”고 대답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안재욱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안부를 물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신동엽은 “취했냐”고 응수하며 30년 우정을 증명했다.
네 번째로는 미국에서 받았던 지주막하출혈로 뇌수술을 받았던 기억을 꼽았다. 당시 그를 간병했던 안재욱의 동생은 병원 복도에서 쪽잠을 자며 버텨냈다고. “살아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는 동생의 말을 들은 안재욱은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머지 세 가지 기억은 모두 그의 가족들에 대한 추억이었다. 천국사무소 오기 직전까지 자신의 일상을 지운 안재욱은 이어 아내 최현주와의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최현주를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졌다는 그는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 구애를 펼쳤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방송 최초로 프로포즈 당시의 영상을 공개하며 감동을 자아냈다.
또 허니문베이비로 탄생한 딸 수현이를 공개했다. 안재욱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었다. 장난도 많이 치고 데이트도 많이 하고 싶었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걱정이 많았다. 운동회 때 같이 달리기를 하면 어쩌나 싶어서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말하며 딸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내와 딸 가운데서 안재욱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아내였다. 고심 끝에 딸과의 추억을 지우기로 결정한 안재욱은 “수현이는 아내를 만나고 사랑을 이루고 난 뒤에 만들어진 결실이다. 그래서 우선순위는 아내일 것 같다”고 전하며 “수현이도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것을 다 이해해 줄 것 같다”고 아내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천국사무소’는 천국에 가기 전에 천국사무소라는 가상의 공간에 들러 한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며 삶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안재욱의 결혼식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명세를 탔던 조세호와 강신일이 각각 ‘천국사무소’ 말단 서기관과 소장으로 출연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