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통산 세 번째 4강 진출을 노리는 야구 대표팀이 ‘위대한 도전’의 첫발을 뗐다.
대표팀 일부 선수들은 31일 괌에 캠프를 차리고 2월1일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투수 박희수(SK 와이번스), 임정우(LG 트윈스), 장시환(kt 위즈), 원종현(NC 다이노스)과 포수 김태군(NC), 내야수 김하성·서건창(이상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에 이미 괌에 머물던 투수 차우찬(LG)까지 9명이 선발대로 ‘4강 신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선동열·김동수·송진우 대표팀 코치가 동행해 2월9일까지 기술훈련을 이끈다. 열흘간의 미니캠프 중 휴식은 하루뿐이다. 괌은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지이기도 해 삼성의 협조를 얻어 훈련시설을 함께 이용할 계획이다.
한국야구는 WBC에 좋은 기억이 많다. 지난 2006년 초대 대회 4강 진출과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 등으로 야구 강국 이미지를 굳혔고 덩달아 국내 리그 흥행도 잡았다. 그러나 4회째인 올해 대회에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음주 교통사고 파문으로 제외되고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소속팀의 반대로 불참하는 등 전력 누수가 크다. 이 때문에 2013년 3회 대회 때의 1라운드 탈락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선동열 코치는 그러나 “WBC는 투구 수 제한 등의 규정이 있어 굉장히 힘든 대회이기는 하다. 전력이 약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갖고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있어서 마무리 걱정은 신경을 꺼도 괜찮게 됐다.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잘 연결될 수 있도록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미니캠프 조는 10일 귀국, 12일 다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대표팀 공식 합동훈련을 시작한다.
김현수의 대체선수로 뽑힌 손아섭은 “평소 이 시기에 하던 것보다 훈련량을 많이 늘리겠다”며 “(WBC는) 개인적으로 외국 스카우트에게 잘 보이려는 대회가 아니다. 대한민국 야구를 세계에 더 알리는 데 어떻게든 보탬이 돼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5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가 불발된 손아섭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올 시즌 뒤 다시 해외 진출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하성도 “수비든 공격이든 대주자로 나가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오타니 쇼헤이(일본)의 공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어떤지 보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은 3월6일 오후6시30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이스라엘과 2017 WBC 첫 경기를 치른다. 서울에서의 1라운드 입장권 예매는 2월1일 시작된다. 대회 2라운드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며 결승 라운드는 3월20~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