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56·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여부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지난달 31일 세종시 한 음식점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새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북미자유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FTA에 대해 총점검하겠다고 했고 거기에는 한미FTA도 포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서 한미FTA가 거론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협상 가능성이 작아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자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정부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의 결과를 희망하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대한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는 “NAFTA에 변화가 생기면 멕시코에 있는 우리 기업에 불리한 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멕시코 정부와 동향을 수시로 공유하기로 했다”며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기업과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24∼28일 이인호 통상차관보를 미국에 급파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실무진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 장관은 “미국 새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 싱크탱크 관계자 등을 만나 한미FTA의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서 “에너지나 산업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책 방향에 맞으면서 우리 기업이 필요한 분야, 예컨대 에너지·인프라 등에서 서로 윈윈(Win Win)할 방안을 찾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나라 간 논의사항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의회 인준이 끝나는 대로 양국 장관 간 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주력 정책이었던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활용한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재편은 올해 그 범위를 더 확대해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주 장관은 “애초 올해 사업재편 승인기업 목표를 40개 정도로 잡았는데 잘하면 50개까지 가능할 것 같다”며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뿐 아니라 서비스업을 비롯해 경쟁력 있는 사업도 사전적이고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