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직전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만나 나눈 이야기가 공개됐다.
심 대표는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공교롭게도 저와 만나고 헤어지시자마자 불출마 회견을 하셔서 매우 당혹스럽다”며 대화 내용의 일부를 전했다.
심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유엔사무총장을 두 번이나 하신 지도자인데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 원로로 모시고, 국민들에게 두루 존경받는 길을 마다하고 가시밭길을 가시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국민들도 제 생각과 같을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또한 “꽃가마 대령하겠다는 사람을 믿지 마시라. 총장님을 위한 꽃방석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총장님이 스스로 확신을 갖는 만큼 중심을 잡으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반 전 총장은 낮은 목소리로 “요즘 절감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대표는 불출마 선언을 한 반 전 총장을 향해 “뉴욕에서 돌아오는 일정이 너무 길었다. 일단 푹 쉬시고 전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으로 돌아가셔서 급변하는 외교 안보상황에 경륜과 지혜를 보태주시기를 청한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나 회동한 직후인 3시 30분 경 대선 불출마 선언을 전격 발표했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