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짜리 경기에 16조원의 돈이 오간다. 오는 6일 오전8시30분(이하 한국시각) 열리는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제51회 슈퍼볼 얘기다.
방문객만 14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결전지 휴스턴은 이미 떠들썩하다. 트로피를 다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애틀랜타 팰컨스 선수들은 공식훈련에 들어갔고 하프타임쇼에 나설 가수 레이디 가가의 기자회견도 3일 진행됐다.
단판승부인 슈퍼볼은 순수 경기시간만 따지면 불과 1시간이다. 그러나 이 1시간을 위해 미국인들은 141억달러(약 16조1,600억원)를 쓴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슈퍼볼 관련 지출은 지난 2011년부터 7년째 매년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의 경우 1인당 75달러(약 8만6,000원)를 쓴다는 얘기다.
슈퍼볼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은 역시 식음이다. 개인재무관리 사이트 월릿허브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올해 슈퍼볼을 즐기는 동안 13억3,000만개의 닭 날개와 1만4,500톤의 토르티야칩, 토르티야칩을 찍어 먹는 소스 800만파운드를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6개들이 포장 맥주도 5,170만박스가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피자헛은 슈퍼볼 특수에 대비해 1만1,000명을 신규고용하기도 했다.
식음 다음은 모자·유니폼 등 기념품과 TV 판매. NFL 측은 경찰과 함께 ‘짝퉁’ 모자·유니폼 판매상과 위조 입장권을 색출하느라 분주한 표정이다. 올해 슈퍼볼의 입장권 평균가격은 5,200달러로 지난해보다 900달러나 뛰었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은 TV 앞에 모여든다. 올해 대회 미국 시청자는 1억8,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860만명이 새 TV를 구매했거나 구매할 것으로 조사됐다. 슈퍼볼 2주 전부터 주요업체의 TV는 20% 특별할인에 들어간다. TV와 함께 소파 등 가구 소비도 폭증한다.
올해 슈퍼볼은 뚜렷한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경기당 33.8점으로 리그 최다 득점팀이다. 반대로 뉴잉글랜드는 평균 15.6점만 내줘 리그 최소 실점을 자랑한다. ‘미친 공격력’과 ‘짠물수비’의 대결인 셈이다. 지난해는 질식수비로 나선 덴버 브롱코스가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창단 첫 우승 꿈을 무산시켰다. 덴버는 선수들에게 우승 보너스로 한 명당 9만7,000달러(약 1억1,000만원)를 돌리기도 했다.
뉴잉글랜드와 애틀랜타는 역대 13차례 맞대결 전적에서도 막상막하였다. 뉴잉글랜드가 7승6패로 약간 우세할 뿐이다. 슈퍼볼 경험은 뉴잉글랜드의 절대 우세다. 큰 경기에 강한 슈퍼스타 톰 브래디(40)는 빌 벨리칙 감독과 함께 벌써 일곱 번째 슈퍼볼에 나선다. 브래디의 대항마이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한 맷 라이언(32)은 생애 첫 슈퍼볼 무대에 선다. 브래디의 뉴잉글랜드는 다섯 번째 우승, 라이언의 애틀랜타는 1998년 진출 이후 두 번째 슈퍼볼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