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삼성전자의 미국 생활가전 공장 투자에 대해 “고맙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종 결정되지 않은 투자계획을 기정사실화해 전 세계 기업들의 미국 공장 투자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5면
트럼프 대통령은 “고마워요 삼성! 함께하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트윗을 이날 날렸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공장 설립 가능성을 다룬 추측성 보도를 내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내용의 온라인매체 기사도 트윗과 함께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사안을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쏟은 것은 미국 투자를 빨리 결정하라는 교묘한 압력의 일환이다. 멕시코에서 미국 수출용 TV와 생활가전을 만들어온 삼성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공산품에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 공장 건설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놓고 생활가전 공장 신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용지 선정 등 세부방안을 결정짓고 내년에는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미국은 삼성에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지금까지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약 170억달러(19조5,000억원)를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위해 미국 내 새로운 투자 필요성 여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외에 한국 기업들은 이번 ‘트윗’ 사건을 계기로 미국 투자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는 31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오는 2021년까지 집행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LG전자도 미국 가전공장 설립계획을 올 상반기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