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에서 관측한 X선에서 발견한 독특한 신호가 암흑 물질의 존재를 알리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BBC가 2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암흑 물질이 우주의 전체 질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빛을 내지 않지만, 은하계 별들의 중력 당김 현상을 보면 암흑 물질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암흑 물질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 물리학자들은 암흑 물질을 직접 관측하기 위해 지구 상에 기구를 설치해서 잡아 내려 했지만, 지금까지 성과가 없었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암흑 물질이 서로 소멸할 때 발생하는 광자를 찾기 위해 하늘을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미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위성에서 모은 X선 에너지 스펙트럼을 연구한 미국 과학자들이 특정한 에너지를 가진 X선 광자를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이 광자가 암흑 물질의 붕괴로 인해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코넬대에서 운영하는 출판 전 논문·자료 저장소인 ‘아키이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예일대의 천문관측 센터에 있는 니코 카펠루티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우주 중심부에서 꽤 먼 두 곳에서 관측한 찬드라 위성 엑스선을 연구했다. 그들은 3,500 전자 볼트(3.5keV) 의 에너지를 갖는 광자를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그들이 관측한 3.5keV의 에너지를 갖는 강한 신호가 NASA의 다른 엑스선 관측 위성인 누스타(NuStar)에서 관측된 데이터와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엑스선 위성을 통해 기록된 스펙트럼에서 3.5keV의 에너지를 갖는 광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IT의 카블리 천체물리학 & 우주탐사 연구소의 엘사 벌불 박사는 2014년 은하 성단에서 찍은 많은 엑스선 스펙트럼을 관측하다가 3.5keV에너지를 가진 특이한 선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안드로메다 은하나 우리 은하 등 여러 곳에서 같은 에너지를 가진 스펙트럼을 얻었다.
암흑 물질이 범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들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찬드라 위성이 찍은 엑스선 스펙트럼을 유럽우주국(ESA)의 XMM뉴튼 위성에서 찍은 데이터와 비교했다. 예상했듯이 그들은 XMM 뉴튼 위성에서 찍은 데이터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암흑 물질이 별이 많이 위치한 은하계 중심에서 더 조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암흑물질이 발견됐다고 단정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찬드라 위성이 다른 것에 비해 3.5keV 에너지를 더 많이 잡을 수 있어 통계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4개의 다른 위성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자 연구진들은 고무됐다. 카펠루티 박사는 “우리가 더 많은 엑스선 데이터를 모을때마다 우리는 3.5keV 선에 대한 증거는 더욱 많아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