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남중국해서 日과 연대 강화"...中견제 고삐 죄는 美

매티스 국방, 아베 총리와 회담

"센카쿠열도는 美 방위 대상

日 방위비 확대 올바른 방향"

군사력 증강 지원 가능성 시사

中은 ICBM 시험발사 '맞불'

제2 항모 모항 건설도 추진

동북아 정세 격랑 휘말릴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대한 견제의 고삐를 죄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 냉전 기운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정권 출범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대비한 일본과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남중국해가 미중 대립의 거센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최근 언론 질의응답에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앞서 일부 외신들도 중국이 지난달 초 산시성 위성발사센터에서 미국을 사정거리로 둔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DF)-5C를 시험발사했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국방부가 신형미사일 발사시험을 시인하고 중국 매체가 이를 서둘러 보도한 것은 최근 일본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이 남중국해 이슈를 노골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행보를 보인 데 대한 무력시위 차원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망도 이날 중국 정부가 남중국해 인접지역에 제2의 항공모함을 위한 모항을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망은 중국이 독자기술로 건조하고 있는 국산 항모 ‘산둥호’가 남중국해에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근 해역 인접지역에 항모 모항을 추가 건설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해군은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젠-20에 대응하는 E-2D 조기경보기를 주일미군 이와쿠니 기지에 지난 2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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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장관으로는 첫 해외순방에 나선 매티스 장관은 한국에 이어 3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한 뒤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국의 방위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매티스 장관은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과의 4일 회담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대비해 미일 간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아베 정권의 방위비 확대에 대해서도 “올바른 방향”이라며 힘을 실어줬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미일동맹이 커지면서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모두 방위인력과 능력에 계속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혀 향후 일본의 방위력 증강 필요성이 있다면 미국이 이를 지원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외교가에서는 아베 정부가 일본 방위력 증강 지원이라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메시지를 받아내 군국주의 행보에 날개를 달 경우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환율전쟁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미중 간 통상분쟁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지원으로 아베 정권의 군국주의 행보가 노골화될 경우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외교·안보 지형이 크게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중국 관영매체들은 매티스 장관이 한일 방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해외판은 4일 논평에서 “한국과 미국의 협력관계가 아태지역 안보를 해쳐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미국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이 아태지역 평화와 안전의 기초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태지역의 중요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오히려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3일 루캉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댜오위다오와 부속도서는 중국 고유영토이며 중국의 영토주권과 정당한 권익은 훼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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