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5,000만원대 수입차를 월 9만원에?...납입금만 보면 '큰코' 다쳐요

수입차 금융 프로모션 이용 주의보

렉서스·재규어·캐딜락 등

월 부담금 10만~50만원대

리스·할부상품 앞다퉈 내놔

월 납부금 지나치게 낮은車

유예율 과도하게 높이거나

잔존가치 낮게한 경우 많아

덜컥 계약했다 '카푸어' 우려



수입차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월 10만~50만원을 부담하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각종 금융 프로모션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이 전년대비 7%가량 역성장한 상황에서 올해 내수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아 차량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BMW 등 주요 브랜드에서 볼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금융 프로모션을 활용한 판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차량 가격에 비해 월 납부금이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는 유예율을 과도하게 높이거나 차량 잔존가치를 낮게 설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 납부금이 낮다고 덜컥 차량을 구입했다가는 ‘카 푸어(car poor)’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 10만~50원대 수입차들 쏟아져=5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국내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리스와 할부 금융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특히 차량 구입 때 당장 목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유예 방식 프로그램이 많다.

일본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국내 판매 1만대 돌파를 기념해 준대형 세단 ‘ES300h’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NX300h’에 대해 월 40만원대 구입할 수 있는 유예 운용리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구입 때 차값의 30%는 미리 내고 36개월 동안 월 49만9,000원을 내면 5,200만원이 넘는 ES300h를 탈 수 있다. NX300h는 월 49만원만 내면 된다. 렉서스가 3년 뒤 차량 가치를 53%까지 보장해 준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선수금을 50%, 유예금을 50%로 설정하면 매달 이자 개념인 월 9만4,430원에 ES300h를 탈수 있다. NX300h는 9만1,837원이다.


재규어도 연초 다양한 금융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준중형 세단 ‘XE 2.0D 프레스티지’는 선수금 30%(1,497만원)를 내면 36개월 동안 월 23만5,000원에 차를 이용할 수 있다. 차값의 60%는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해결하면 된다. 준중형 SUV ‘F-페이스 20d 프레스티지’도 선수율 30%, 유예율 60%에 36개월 월 32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재규어는 대부분의 차종에 대해 이와 같은 파워리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2월 들어 대형 세단 ‘CT6’를 월 29만9,000원(선수금 40%)에 탈 수 있는 리스 프로그램을 내놨다. 중형 쿠페 ‘ATS’는 19만9,000원, ‘CTS’는 23만9,000원이다. 링컨은 ‘MKZ 하이브리드’를 50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리스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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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납입금 보다 유예율과 잔가 보장율 따져야=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월 납입금이 낮다고 덜컥 차를 계약하기 보다는 선수금이나 유예금을 살피라고 조언했다. 특히 리스로 차량을 이용할 경우 잔가보장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리스로 차를 이용하면 선수금을 내고 매달 월세를 내면서 차를 탄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인수하거나 반납해야는데 잔가보장율이 낮으면 남은 유예금과 차량 가치의 차액 만큼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할부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3년 정도 탄 뒤 유예금을 중고차로 매각해 내려는 고객이 많은데 중고차 값을 낮게 평가받거나 차가 안 팔려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벤츠나 BMW 등은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잔가보장율을 40% 전후로 높게 설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판매가 많지 않은 주요 브랜드들은 잔가 보장율을 알리지 않거나 차 값의 10~20% 정도로 설정해 차후 고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우도 더러 있다. 특히 판매량이 많지 않거나 판매를 단기간에 늘리려는 브랜드들이 잔가 보장율을 낮게 설정하고 월 부담을 줄인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편이다. 중고차 값을 높게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 상품은 지불 시기를 조정해 월 부담을 줄이는 하나의 도구”라며 “결국 내야 하는 차 가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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