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와 인천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경기도 하남시로 나타났다. 서울과 인접한 도시 중에서도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 거주자들의 관심이 높은데다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 등 신도시 두 곳의 투자성이 주목받으면서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에서 거래된 아파트(분양권 포함)는 총 37만 4,992건으로 이 중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사례는 5만 3,471건(14.2%)으로 조사됐다. 100건 중 14건 가량이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셈이다.
개별 시(인천은 구) 단위로는 경기도 하남시 아파트를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남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만 8,164건으로 이 중 6,956건이 서울 거주자가 매입했다. 지난해 하남시에서 거래된 아파트 10채 가운데 4채 가량은 서울 사람들의 몫이었던 셈이다.
하남시 S 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 초기에는 지역배정물량 때문에 서울 거주자의 비중이 낮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분양권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서울 강남권에 직장이나 생활기반을 가진 수요가 유입된 듯하다”고 말했다.
하남시에 이어 서울 거주자가 아파트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경기도 고양시다. 고양시는 지난해 2만 6,771건의 아파트 거래가 진행됐는데 그 중 5,276건(19.7%)이 서울시 거주자의 거래였다. 이어 남양주시(3,633건), 김포시(3,317건), 화성시(3,023건) 순으로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 건수가 많았다.
인천시는 총 6만 5,922건의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자의 몫은 5,560건으로 나타났다.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1,284건으로 인천시 자치구 중에서는 가장 많았고 남구(960건)와 서구(888건) 등 개발 사업이 진행돼 신규아파트 공급이 늘어난 곳에서 서울 거주자 매입 건수가 많았다.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은 공통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데다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특히 미사강변도시나 위례신도시, 고양 삼송지구 등 전매 제한이 풀리는 등 분양권 시장이 호조를 보인 지역에서 서울 거주자들의 아파트 매입이 많았다.
실제 거래 건수는 많지 않았지만 총 거래량에서 서울 거주자들의 매입 비중이 높은 지역들도 대체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지역이었다. 거래 건수가 많은 하남시(38.2%)와 남양주시(26.7%), 김포시(24.9%)를 제외하더라도 재건축 사업 진행이 순조로왔던 과천시의 서울 거주자 매입비중은 25.8%였으며 구리시는 33.6%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과의 거리가 먼 화성시의 경우 거래 건수는 많았지만 거래 비중은 10.9%에 불과했다.
서울 거주자들의 거래가 많았던 지역의 집값 역시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하남시는 최근 2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8.32%였으며 남양주시 역시 8.36%를 기록했다. 김포시는 11.04% 뛰었고 고양시도 9.18% 상승했다. 모두 경기도 평균 상승률(7.36%)을 웃도는 수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하남시와 고양시, 남양주시는 각각 위례신도시·미사강변도시, 삼송·원흥지구, 다산신도시에서 대규모 분양이 진행된 곳으로 신도시·택지지구에서도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라며 “분양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도 집중돼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