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공무원 복장 규정을 제정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성은 남성답게, 여성은 여성스럽게’로 요약되는 이 규정안을 놓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공무원들의 복장이 ‘빈틈없이 깔끔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성 직원은 무조건 넥타이를 매야 하며 여성은 ‘여성스럽게 보이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내용이 복장 규정에 포함됐다.
FT는 이에 대해 “대통령 취임 이후 최악의 아이디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미국 드론의 예멘 폭격으로 민간인이 사망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언론이 주요 이슈 대신 대변인의 넥타이에 집중해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신문은 또 ‘여성다움’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차별적인 생각을 꼬집기도 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 공무원들이 소설 ‘타잔’의 여주인공 제인이 입을 법한 정글 모피를 착용하고 나무줄기에 매달리는 꼴을 보고 싶은가 보다”고 비판했다.
FT는 백악관 고위공무원들의 ‘최악의 의상’을 하나하나 지적하기도 했다. 의상 규제안을 검토하는 지도부부터 옷을 엉망으로 입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대표적인 예로 트럼프 대통령의 ‘몸에 맞지 않는 재킷’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때 묻은 티셔츠’ 등을 꼽았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즐겨 입는 민소매 원피스를 두고는 “여성들이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권리를 표현한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