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제금융협회(IIF·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는 올해 미국의 FDI가 3,860억 달러(약 442조 원)에 그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협회는 은행과 헷지펀드 등 5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IIF가 전망한 올해 외국직접투자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이며 3년 전과 비교하면 30%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전망이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미 타격받은 신흥국에 또 암울한 한 해를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을 시작하고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미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높은 신흥시장에 신중한 투자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난달에 신흥시장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기존보다 0.1% 포인트 내린 4.5%로 하향 조정했다.
IIF의 훙 트란 집행이사는 “미국의 FDI 감소는 무역이나 송금, 외국투자 등에서 미국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들에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과 중국, 한국, 멕시코 등을 거론했다.
다만 IIF는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의 보호주의 색채가 어느 정도 강한지에 따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정책의 변화가 별로 크지 않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인프라 투자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가 부양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신흥시장은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미국 수출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강도 높은 보호주의 무역정책이 시행된다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이 단체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