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먼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물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미국은 언제나 일본을 100% 지지한다’고 거듭 확인해 줬다”면서 “미국의 방위 약속에 더해 그의 그런 결심을 보여주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100% 지지한다”는 간략한 입장만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은 우리의 중요한 동맹인 일본을 100% 지지한다’는 것을 모두가 이해하고, 또 완전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두 정상은 이 같은 입장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은 채 곧바로 회견장을 떠났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날 긴급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이나 비판 발언을 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예측을 뚫고 ‘일본 100% 지지’ 이외에 ‘북한’이나 ‘미사일’ 등의 단어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과 더불어 중국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대응 방안을 모색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달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자, 다음 날인 2일 트위터에서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7시 55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노동 또는 무수단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