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北 반체제 작가 '반디' 소설은 북한인권 교과서"

"북한 거주하며 관광객 통해 연락

위험 무릅쓰고 글로 투쟁하는 작가"

다산책방, '고발' 출간 간담서 밝혀

북한 반체제 소설인 ‘고발’의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산카페에서 열렸다.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는 탈북자·브로커 등을 통해 원고를 반출시켜 소설 ‘고발’을 출간했다. /연합뉴스북한 반체제 소설인 ‘고발’의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산카페에서 열렸다.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는 탈북자·브로커 등을 통해 원고를 반출시켜 소설 ‘고발’을 출간했다. /연합뉴스


“북한 반체제 작가 ‘반디’ 선생의 가장 큰 소망이 책 발간이었고 그로 인해 여러 위험이 닥치더라도 북한의 상황을 외부에 알림으로써 만족하실 분이라는 점을 대신 말씀드립니다.”

북한에 거주하는 반체제 작가로 알려진 반디(필명)의 소설집 ‘고발’이 출판사 다산책방에서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지난 2013년 원고를 입수해 국내에 소개한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는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반디의 작품을 ‘북한 인권 교과서’라고 표현했다. ‘고발’에 실린 단편소설 7편은 전체주의 사회가 주민에게 가하는 억압을 실감 나게 그린다. 작가가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넘긴 원고가 2014년 책으로 묶여 나온 바 있다. 개정판에서는 ‘있습네다’ 같은 북한 말을 원문 그대로 되살리고 일부 지명과 인명은 작가의 안전을 고려해 바꿨다.


‘고발’이 국내에서 출간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작가가 실제로 북한에 거주하는지에 대한 의문만 커졌을 뿐 작품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도 대표는 반디에 대해 “1950년생 남성 작가”라며 “북한에 지금도 생존해 계신다. 저희의 증언 외에는 입증할 방법이 없지만 저희만 가지고 있는 ‘표식’으로 관광객을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고발’은 오히려 외국에서 관심을 모았다. 2014년 프랑스어판을 시작으로 일본어·포르투갈어판이 잇따라 출간됐다. 다음달까지 영국·미국·캐나다·독일·핀란드 등 모두 20개국에 소개될 예정이다. 영어 번역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옮긴 데버러 스미스가 맡았다.

소설의 저작권은 북한인권운동단체인 행복한통일로가 작가에게 위임받은 상태다. 인세 수입의 절반은 작가와 가족에게 일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적립하고 나머지는 ‘반디통일장학금’ 지급과 책 홍보에 쓰고 있다.

도 대표는 작가가 소설과 함께 보내온 시 50편의 원고를 다음달께 시집으로 엮어 펴낼 계획이다. 다음달 28일부터 나흘간 ‘고발’을 번역·출간한 외국 출판 관계자와 북한인권운동가 등을 초청해 북한 반체제문학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연다.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의 북한 반체제 소설집 ‘고발’./연합뉴스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 반디의 북한 반체제 소설집 ‘고발’./연합뉴스


박성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