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국민은행이 은행 지점 창구를 방문해 거래하는 고객에게 ‘창구거래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티은행도 소액 계좌 고객에 한해 월 5,000원의 계좌수수료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은행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지만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 즉, 돈 안되는 고객들을 외면하다가 돈 되는 고객마저 잃을 수 있다는 비판 이 나옵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KB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수수료를 일부 고객에게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거래액이 일정 수준 이하인 고객이 ATM이나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 할 수 있는 입출금 업무 등을 영업점 창구에서 할 경우 수수료를 받는 방식입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은 다음 달부터 계좌 잔액 1,000만원 미만의 고객에 한해 오프라인 점포의 창구를 한 차례 이상 이용할 경우 월 5,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물릴 예정입니다.
사실상 은행 창구 이용에 제약을 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넷 뱅킹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에 대한 역차별 논란 등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60세 이상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은행측은 이번 조치가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만 실제로는 수익에 도움되지 않는 고객을 쫓아내고 우량 고객에만 서비스를 집중하는 이른바 디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은행이 고액자산가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공간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카드사에서 초우량고객들만을 대상으로 VVIP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 등이 해당됩니다.
금융사 입장에서야 수익에 도움되지 않는 고객을 상대로 인력과 비용을 줄이는 게 맞겠지만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차별할 경우에는 자칫 대다수 고객의 반발을 사는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양준석 /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지금 은행이 수익성 얻기가 어렵다고 판단해서 수수료 징수 전략을 많이 쓰고 있고 이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이 전환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수수료로 벌 수 있는 이득이 수수료 때문에 빠져나가는 고객으로 인한 손해보다 큰지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나 검토가 필요하고…”
은행이 비용절감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와 인력을 줄이고 비대면 거래를 늘리는 것은 좋지만 고객이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우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