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족쇄 풀린 홍준표, 범여권 주자로 급부상

항소심 무죄에 여권 새후보로

높은 인지도·카리스마 강점

당내 지지율 8%로 黃 이어 2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 서울 여의도 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 서울 여의도 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경남지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성완종 리스트’ 족쇄에서 벗어나 여권의 새로운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빅2(문재인·안희정)’로 불리는 강력한 대권후보를 보유한 야당에 비해 무게감 있는 대선주자가 없는 여당으로서는 높은 인지도와 카리스마를 갖춘 홍 지사가 대선 레이스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홍 지사는 그동안 공공연하게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쳐왔다. 지난 2015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천천히 대권 준비를 하겠다”고 밝히며 대권 출마를 사실상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고 성완종 전 의원에게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도전의 꿈도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홍 지사는 항소심에서의 무죄 판결로 기사회생하며 꺼져가던 대권의 불씨를 되살렸다. 홍 지사는 16일 항소심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지사의 이날 발언을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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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가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되면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던 자유한국당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무죄가 나와 환영”이라며 “당원권 정지 문제는 원만하게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가능성이 불투명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외에 유력 대권주자가 없는 여당으로서는 4선 의원과 도지사, 당 대표 등을 지내는 등 중량감 있고 인지도 높은 홍 지사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침체된 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쟁구도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8∼9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한국당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홍 지사는 8%의 지지율로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당내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황 대행(27.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홍 지사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 “한국당은 우파 진영의 본산이기 때문에 쉽게 떠나기 어렵다”며 잔류 의사를 밝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홍 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경우 황 대행에게 쏠려 있는 보수층의 지지를 일부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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