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데뷔 9년차인 배우 도지한은 지난 2009년 ‘공주가 돌아왔다’ 데뷔해 ‘빠스껫 볼’ ‘돈의 화신’ ‘그대 없인 못살아’ ‘거상 김만덕’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또한 영화 ‘무수단’ ‘뷰티 인사이드’ ‘타워’ ‘이웃사람’ ‘마이웨이’ 등에 출연해 영화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그는 강제규 감독의 2011년 영화 ‘마이 웨이’에서 장동건이 연기한 김준식의 10대 아역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이기도 하다.
최근 ‘화랑’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도지한은 뚜렷한 이목구비와 깊은 눈매 외에도 저음의 차분한 목소리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였다. “특기는 노력, 연기는 제 평생 직업이다”고 말하는 그의 한마디 한마디엔 반짝 스타가 아닌 성실한 배우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의지가 읽혔다.
“저만의 특별함이요? 내세울 게 없는 게 특별하다면 특별하다고 할까요. 어떤 작품이 제게 주어졌을 때 제 스스로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한다는 것. 그게 특기라면 특기입니다. 전 배우 쪽 말고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70세 아니 80세가 넘어서도 여력이 닿는 한 배우 생활을 하는 게 인생 목표입니다”
‘80세 할아버지 배우 도지한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자, 행복한 미소를 흘린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한 걸음씩 성장하는 배우, 20대의 후반을 달리고 있는 도지한은 스스로 30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제가 30대에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요. 남자로서 활짝 꽃을 피울 때가 30대인 것 같아요. 그 뒤로 깊이나 중후함이 생기지 않을까요.”
배우로서 목표를 이야기 할 땐 무게감이 느껴지던 그이지만, ‘화랑’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미소가 가득한 20대의 청춘 모습 그대로였다.
100% 사전제작 된 ‘화랑’은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리던 꽃 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리는 청춘 사극이다. 극중 도지한은 반류의 굴곡 있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내며, 안방극장을 ‘반류앓이’로 물들이고 있다.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 도지한, 김태형(방탄소년단 뷔), 조윤우 와는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서준이 형은 맏형이다보니 동생들을 다 이끌어줬어요. 막형이랑 막내 태형이를 빼고는 다들 동갑이라 정말 친구들과 지내는 기분이었어요. 막내 태형이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주로 도맡아 했어요. 태형이가 형들이 정말 귀여워할만한 행동들을 잘 해요.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도 가나?)갈 수 있다면 가고 싶어요.”
김태형은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화랑’ 촬영하기 전에 도지한의 집으로 찾아와 연기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고 한다. ‘연기 선배로서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었냐’는 물음에 그는 “조언까지는 아니고 태형이의 숙소랑 저희 집이 가까워서 자주 만났던거다”며 손사래를 쳤다.
“처음 연기를 하다보니까 형들한테 하나 하나 물어보면서 다가오는 게 예뻤어요. 다른 것보다 저보다 어린 친구라 촬영장에서 긴장하고 걱정이 앞서잖아요. 그래서 긴장 풀고 편하게 하라는 말을 해줬어요. 이 이야기는 태형이한테 직접 해주진 않았는데, ‘다듬으면 끼가 있어서 잘 할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가 늘 인터뷰에서 롤 모델로 꼽는 배우는 국민배우 안성기이다. 연기도 연기지만, 인간적인 부분을 닮고 싶어하고 그는 ‘멋있게 나이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안성기 선배님은 항상 멋있으신 분이셨어요. 선생님이 젊었을 때부터 걸어오시는 길이 얼굴에 다 묻어나고 있는 걸 보면서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영화 ‘타워’에서
만났는데, 진짜 어린 저까지 신경 써주실 정도로 후배들을 챙겨주세요. 그 정도 위치이면 현장에서 편하게 하실 수 있는데, 항상 똑같으세요. 정말 존경하는 분입니다. “
대전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수영선수 출신인 도지한이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SBS ‘정글의 법칙’ 이다. 예능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몸으로 할 수 있는 리얼 예능 제의가 온다면 흔쾌히 응하고자 했다. 실제로 ‘정글의 법칙’ 애청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토크로 해야 하는 예능은 제가 말을 잘 못해서 부담스러워요. 들리는 말로는 워낙 전쟁터라고 하던걸요. 대신 몸으로 할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당찬 뚝심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가는 배우 도지한의 2016년은 ‘화랑’의 청춘 에너지로 가득했다. 대단한 배우 보다는, ‘흔들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2016년엔 ‘화랑’이란 작품을 했던 게 가장 큰 사건이에요. 너무 좋은 사람들을 얻었고, 그 사람들과 아직까지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어서 행복해요. 2017년에도 좋은 작품을 만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