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폭이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 개포주공아파트 및 송파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사업장의 빠른 진행속도가 재건축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3주 서울의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2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2주(0.42%)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재건축 강세는 일반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 전체 아파트 값 상승률(0.06%)의 오름폭이 지난주(0.02%)보다 확대된 것이다. 서울의 전체 아파트 값 상승률 역시 지난해 11월 2주(0.06%) 이후 가장 크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 가운데는 송파구의 상승률(0.78%)이 가장 컸다. 서울시가 층수제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50층 이상의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진 잠실5단지아파트에서 호가가 급등하면서다. 인근 공인중개사의 말을 종합하면 잠실5단지의 전용면적 112㎡는 이달 초 14억1,000만∼14억3,000만원 수준이었던 매물들이 지난 9일 서울시가 잠실 역세권 4개동에 한해 ‘50층’ 재건축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히자 현재 14억6,000만∼15억원으로 올랐으며 집주인들은 매물을 서둘러 거둬들이고 있다.
강남구(상승률 0.30%)에서는 재건축 속도가 빠른 개포주공1단지와 4단지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는 저가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거래가 꾸준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개포동아파트는 층고 제한과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자유롭다”며 “사업속도 측면에서 원활하게 진행되니 거래가 붙고 시세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0.16%)에서는 반포 재건축단지의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 재건축 강세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반포주공1단지 전용 59㎡의 호가는 최근 최고 15억5,000만원으로 지난달 초보다 3억원가량 상승했으며 전용 84㎡ 역시 호가가 2억원가량 오른 25억5,000만원대에 매물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재건축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지고 실거주 수요 증가로 기존 아파트 시장 역시 활기가 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