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거물 기업들이 주요 행사 개최지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실리콘밸리의 수도 산호세(새너제이)를 낙점하고 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오는 6월 개최되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애플은 WWDC 개최지를 발표하면서 “실리콘 밸리의 수도로 불리는 새너제이와 쿠퍼티노 테크 대기업 간의 장기적이고 위대한 관계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오는 4월 개최하는 연례 개발자대회 F8을 산호세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이 행사를 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해왔다.
수천명에서 수만명이 모이는 개발자회의는 IT 거물기업들에게 최대 규모의 무대로, 이들은 이 자리를 빌어 매년 새로운 사업 전략과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런 만큼 해당 장소가 지니는 상징성을 고려해 장소를 선택해온 게 사실이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가 풍기는 부유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높게 평가했고 이 도시의 아름다운 도심을 배경으로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는 것을 중요시해왔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탈 샌프란시스코 행보는 그만큼 산호세라는 도시가 실리콘밸리의 수도로서 명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리콘 밸리의 수도를 자처하는 산호세시 측은 반색하고 있다. 애플 행사에 맞춰 대규모 부대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크로니클은 “매케너리 컨벤션 센터는 이 행사 한번 개최로 750만 달러를 벌어들이게 됐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주요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모스콘 센터가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북쪽과 남쪽 출입구가 폐쇄돼 불편함이 따를 수밖에 없고, 샌프란시스코의 비싼 호텔 요금, 교통난도 장소 변경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에 근무하는 직원의 대다수가 실리콘 밸리 주변 도시인 산호세와 쿠퍼티노, 팔로알토 등에 거주하고 있어 행사장까지의 교통 체증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관광협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컨벤션과 회의 개최로 인한 직접적 수익은 7억5,400만 달러로 하락 조짐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협회의 존 레이스 부회장은 애플이 개최하지 않겠다고 한 6월에 모스콘 센터를 이용하겠다는 문의가 벌써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