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오후 4시에 퇴근하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추진한다.
23일 정부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소비 진작책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단축근무를 하는 것이다. 정부는 “매월 1회 ‘가족과 함께하는 날’을 지정하고 유연근무제 등을 활용해 단축근무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매월 마지막 주 월~목요일은 30분 연장 근무를 하고 금요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것이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일본은 벤치마킹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24일부터 매일 마지막 금요일에는 오후 3시에 퇴근을 장려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시행한다. 양적완화를 단행해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자 ‘돈 쓸 시간’을 마련해줘 내수를 띄우려는 것인데, 한국도 소비 부진을 타개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다음 달 중 각계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중 구체적인 분야별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참여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호승 국장은 “일가정양립 우수기업을 인증 시나 노사관계 안정 관련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을 관계부처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KTX, SRT를 조기 예약할 경우 최대 50%를 깎아주는 정책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출발 25일전 예약할 경우 인기 시간대가 아니라면 30~50%, 15일 전은 20~30%를 할인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하반기부터 할인을 시작할 방침이다.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내일로’ 티켓의 이용대상도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25세에서 29세 이하로 확대한다. 내일로는 5일권(5만 6,500원), 7일권(6만 2,700원) 등을 사면 이 기간만큼 무제한으로 ITX청춘, 새마을호 등(KTX는 제외)을 탈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호텔, 콘도 사업자가 객실 요금을 10% 이상 깎아주면 해당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를 올해에 한해 최대 30% 경감해주기로 했다. 숙박 비용 인하를 유도해 역시 국내관광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다. 지금도 호텔 등의 가격이 매일 고무줄처럼 변해 자칫 가격 인하 효과는 없고 세제혜택만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좁은 주차구획으로 문을 열 때 옆 차를 긁는 이른바 ‘문 콕’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차량 대형화 추세를 감안해 주차단위구획 크기를 너비 2.3미터, 길이 5.0미터에서 5~10%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골프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4월 중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세부담 경감 및 규제완화 등이 담길 예정이다.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액 소득공제율도 현재 30%인 것을 연말까지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관련 대책도 내놨다. 근로장려세제(EITC) 단독가구 지급대상을 40세에서 30세로 확대하고 자녀장려세제(CTC) 지급을 위한 재산기준을 현재 1억 4,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높였다. 현재 2개의 제도로 나가는 정부 예산은 1조 6,000억원이며 이번 제도 개편으로 각각 8~9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빠른 시일 안에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밖에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를 현재 연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한다.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부담 경감 차원이다. 또 기초 수급자에 한정된 수능응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차상위 계층으로 확대하고 기초 수급자에 대한 국내선 여객공항이용료도 반값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차량 점기검사 수수료도 유공자, 한부모가족, 교통사고 피해가족 할인율을 50%에서 8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외에 우편 소포 보관료 등 58개 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