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검은 정치'와 인연 끊는 재계

허창수, 전경련 회장 유임 "정경유착 근절" 혁신 돌입

상의는 고강도 윤리강령...삼성·SK도 "후원금 공개"

재계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처절한 자기쇄신에 나섰다. 정치권과 기업의 검은 커넥션과 그로 인해 촉발된 초유의 스캔들 속에서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허창수 회장의 비상연임 체제를 통해 뼈를 깎는 혁신안 구상에 돌입했고 대한상공회의소는 법보다 강력한 윤리강령 실행에 나섰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은 10억원 이상 기부금 내역을 모두 공개하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겠다는 투명경영 쇄신안을 내놓았다. 정치권의 ‘검은 손’이 뻗칠 수 없도록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하는 것인데 재계 전반에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24일 정기총회를 열어 현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다. 위기에 빠진 전경련을 위해 결국 유임을 택한 허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무엇보다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정경유착 재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어버이연합 지원 등으로 논란이 된 사회협력예산도 폐지하기로 했다. 특히 허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혁신안을 도출하고 장관급 인사인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상근부회장을 맡아 전경련 개혁을 주도하기로 했다.


대한상의도 이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반기업정서를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법보다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을 실천할 것을 결의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되돌리고 ‘정치권의 기업 옥죄기’를 줄여나가려면 기업의 자성과 솔선이 먼저”라며 “전국 72개 상공회의소에서 강력한 윤리강령을 만들어 실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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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삼성은 내부통제 장치를 강화해 정치권과 선을 긋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을 공시할 방침이다. 후원금 집행의 투명성을 대폭 높이는 것이다. SK그룹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10억원이 넘는 후원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집행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우리 사회 전체가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 무슨 일만 생기면 기업에 모금을 요구하고 준조세를 매기고 이런 정경유착의 고리들을 끊겠다”며 “기업도 노동개혁과 투자개혁을 바라지 정경유착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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