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 K뱅크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 정식으로 문을 연다. K뱅크는 현재 임직원과 주주사, 협력사 임직원 등을 상대로 실거래 운영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K뱅크는 편리성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은행들이 여러 개의 앱을 운영하는 것과 달리 하나의 앱으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 은행보다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지점이나 창구 직원이 없어 비용이 적게 드는 강점을 활용해 예금 금리는 올리고 대출 금리는 낮출 예정이다.
심성훈 K뱅크 행장은 지난해 “업계 최저 수준의 대출 금리와 최고 수준의 수신금리 제공으로 고객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은행에 맞서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대응하고 있다. 위비뱅크(우리은행)나 써니뱅크(신한은행), 썸뱅크(부산은행) 등 비대면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뱅크 서비스를 내놨으며 기존에 있던 모바일 뱅킹 앱을 강화해 시니어 고객 전용이나 외국인 고객 전용, 기업 고객 전용 등 다양한 고객층에 맞춤형 앱을 내놓고 있다. 간편 송금이나 환전, 중금리 소액대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으며, 은행과 카드, 보험 등 금융 계열사들과 통합 플랫폼과 현금화도 가능한 통합 포인트 제도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부가서비스를 이자와 함께 제공하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은산분리 원칙이 인터넷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인터넷은행을 만들기로 하면서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야권의 반대로 막혀있다. 그나마 그동안 은산분리 완화를 반대해 오던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특례법을 통한 은산분리 완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물꼬가 열린 상태다. 특례법에서는 산업자본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지분을 34%까지 허용하고, 대신 5년 마다 재심사받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야당 의원들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경우 인터넷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은산분리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뱅크는 현재 은행 설립을 위한 초기 자본금 2천500억원 중 시스템 구축이나 인건비 등으로 절반 이상을 사용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을 지키면서 대출 영업을 하려면 늦어도 내년에는 2,000∼3,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