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는 이날 박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박 대통령이 작성한 의견서를 대독했다. 의견서에서 박 대통령은 “단 한 순간도 개인 생각 않고 국가와 국민만 생각했다”며 탄핵소추 사유로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공무상 기밀 누설과 인사권 남용에 대해서는 “국민이 잘 이해할 수 있게 쉬운 표현에 대한 조언을 최순실에게 듣곤 했을 뿐”이라면서 “정부 기관장 인사의 경우 엄중한 검증을 거쳐 낙점했다”며 한 개인이 좌지우지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일부 공직자 중 최순실로부터 추천받았다고 하나 그러한 일이 없다”며 “최순실 사익에 협조해 잘못 없는 공무원을 면직한 바 없다”고 말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해서는 “기업들이 공익적 목적을 위해 기부한 것이 뇌물로 오해받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기업의 부정 청탁을 받지 않았고 불법 이익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KD코퍼레이션과 얽힌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이 소개한 KD코퍼레이션 자료도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차원에서 관련 수석에게 전한 것이었다”며 “최순실이 이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몰랐고 알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7시간 행적과 관련해서도 “사고 당시 구조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에 대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늦은 후회가 든다”며 주변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어떤 상황이 오든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종진술을 마무리했다.
앞서 국회 측은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결정을 촉구했다. 국회 측 소추위원인 권성동 법제사위원장은 “(박 대통령)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했음을 선언해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은 공동체를 앞세웠고 자유와 정의 수호라는 대의를 위해 희생했다”고 말하던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어 국회 측 발언자로 나선 황정근 변호사는 “심판 과정에서 취한 피청구인의 태도는 일국의 대통령답지 않았다”며 “17개의 소추사유는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배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