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남 사천에 남해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건설하고 남해안 해안 도로를 단일 브랜드로 개발하는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발벗고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물리치료실을 갖춘 고령자용 임대주택 5,000가구를 공급하고, 의료용 재활로봇의 국내표준을 마련하는 등 고령화 사회를 맞아 유망산업 육성방안도 마련했는데요. 경제산업부 정창신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가 열렸죠. 투자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나왔는데요. 우선 지자체의 숙원사업들이 대거 지원된다죠.
[기자]
네. 오늘 정부는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중앙부처의 승인이 나지 않은 이른바 ‘현장대기 프로젝트’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경남 거제에서 전남 고흥 구간 해안도로를 해안관광도로로 재단장합니다. 세계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노르웨이 국립관광도로를 벤치마킹해 8개 시·도에 걸쳐 있는 남해의 해안도로 483㎞를 ‘쪽빛너울길’이라는 관광 브랜드 도로로 만들 계획입니다.
국토부는 오는 2분기 중에 경남 사천에 남해를 가로지르는 ‘사천바다 케이블카’의 특별건설 승인을 내줄 예정입니다. 춘천 삼악산에도 케이블카가 새로 설치되고, 부산 송도에는 케이블카 공유수면 점용료를 인하해 사업자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충북 증평군을 교육·레저 융복합 특구로 개발한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앞으로 이곳은 레저·숙박·레포츠 등이 접목된 친환경 리조트 조성되고요. 올 3분기엔 전남 여수시에 해양레저 리조트가 조성되는데요. 정부는 이를 위해 세제지원과 인허가 지원을 하고 규제 특례 검토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렇게 되면 민간에서 1조1,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고령 사회에 유망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책들도 대거 내놨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늘어나는 노인 인구의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5년간 5,000가구의 공공 실버주택이 공급됩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비중이 2000년 11.9%에서 2015년 20.6%까지 늘어났습니다. 자연스럽게 고령자를 위한 주택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정부는 우선 저소득층 독거노인에게 주거와 복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공공 실버주택을 내년부터 5년간 연간 1,000가구씩 총 5,000가구를 공급할 방침입니다. 이곳은 1~2층 저층에 물리치료실을 갖춘 복지관이 설치되는 등 주거와 복지 서비스가 함께 제공됩니다.
또 국토부는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5년·10년)과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전용 60㎡ 이상 공급이 제한돼 있지만, 노부모를 부양할 경우 특별공급으로 전용면적 85㎡까지 허용해주기로 했습니다.
기업형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중에서 헬스케어 등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뉴스테이’ 600가구를 시범으로 도입합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물리치료와 치매예방 프로그램, 인근 종합병원의 건강검진, 도시농장 등의 기능을 지원하게 됩니다.
또 재활로봇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공립병원의 재활로봇 구매 활성화를 유도하고, 재활로봇을 우수조달 물품으로 우대해 공공기관의 구매를 촉진하기로 했습니다.
재활로봇 기술개발투자 우수 기업을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으로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네. 이밖에 또 어떤 내용들이 투자활성화 대책에 담겼나요.
[기자]
술집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수제 맥주를 앞으로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됩니다.
수제맥주처럼 소규모로 생산되는 맥주를 할인마트·슈퍼마켓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데요. 여기에 맥주 원료의 허용 범위도 확대돼 밤·고구마·메밀 맥주 등 다양한 맛의 맥주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정부는 올 4분기 중에 맥주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다는 계획입니다.
또 낮 시간대 텅텅 빈 아파트주차장을 유료로 외부인에게 개방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충전소와 상업시설을 함께 갖춘 복합휴게소 200곳이 새로 건설됩니다. 이곳은 민간기업이 충전소를 설치하고 30년간 운영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정부가 오늘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은 모두 100가지가 넘는데요. 투자를 촉진하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활성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대책을 나열하는데 그쳐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기자]
네. 정부가 투자활성화 대책을 대거 발표했지만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면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보입니다.
정부는 현장대기 프로젝트 5개, 지역경제 활성화 62개, 생활밀착형 산업 투자여건 26개, 고령사회 유망산업 육성 59개 등 총 무려 152개 과제를 쏟아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11차 투자활성화 대책이 빈약하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대부분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에 발표된 사안을 정리한 수준일 뿐이라는 겁니다.
예를들면 고령화에 대비해 민간 노인복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수급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재원이나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요양에 대한 의료의 공공성과 한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요양 관련 잠재수요가 클 텐데 서비스 활성화만 가지고는 잠재수요를 만족하기에 다소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서 “케이블카 설치로 자연이 훼손될 수 있고 안전 부실로 한순간에 이룩한 것을 다 까먹을 수 있다”면서 “안전만은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생각으로 벌금·과태료를 상상외로 세게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