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엑상프로방스 항소법원은 27일(현지시간) 장마리 르펜에게 내려진 1심의 5천 유로(600만원 상당)의 벌금형 판결을 확정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재판부는 그가 2013년 7월 니스의 기자회견에서 집시들을 상대로 한 발언이 ‘인종혐오와 차별조장’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르펜은 “도시에 있는 수백명의 집시들에게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서 “그들의 존재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평하고 있다. 집시촌에 한 번만 가봐도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유권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말하기 위해 봉록을 받는다”며 자신의 발언이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논고에서 “그에게 증오심이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으며, 그의 발언이 해당 공동체를 모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르펜에게 벌금 납부와 더불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에게도 총 3천 유로(360만원 상당)의 위자료 지급도 판시했다.
장마리 르펜이 인종혐오 발언과 나치의 유대인 학살 부정 등으로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여러차례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비슷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
최근에는 유대인 가수 파트리크 브뤼엘을 겨냥, “(그는) 우리가 다음 번에 해치울 한 화덕 분량 빵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조롱한 사실이 알려져 다시 한번 수사대상에 오른 바 있다.
프랑스검찰은 르펜이 화덕을 뜻하는 ‘four’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주목, 그가 나치의 가스실을 암시하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고 그를 기소한다고 밝혔다.
장마리 르펜의 2심 유죄 확정과 검찰의 추가 기소는 프랑스 대권에 도전하는 딸 마린 르펜에게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을 역사의 일부일 뿐이라고 공개발언했다가 당의 ‘극우’ 이미지를 탈색하려는 딸과 치열한 설전 끝에 당에서 쫓겨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