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 열린 과총을 만들겠습니다.”
2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9대 회장에 취임한 김명자(73) 전 환경부 장관은 과총 운영 방향을 이같이 제시했다.
올해 설립 51년을 맞는 과총에서 여성 과학자가 회장을 맡은 건 김 신임 회장이 처음이다. 그는 과학자이면서도 환경부 장관, 국회의원,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로 활동했다. 지난 1966년 출범한 과총은 600여 과학기술 전문 학술단체, 공공 및 민간 연구단체를 비롯해 13개 각 시도지역연합회, 해외 17개국 한인 과학기술자로 구성된 재외한국과학기술자협회, 부설 정책연구소 등을 이끌며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하는 과학기술계 대표 단체로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은 우선 과총의 주요 조직인 인재발굴위원회와 과학기술유산위원회·국가전략프로젝트네트워크에 각각 임지순 포항공대 석학교수, 김영식 서울대 명예교수,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 등 저명학자를 대거 영입했다. 또 젊은 과학자들의 네트워크에는 연구활동이 활발한 박문정 포항공대 교수, 김상욱 KAIST 교수 등을 포진시켰다. 그는 “앞으로도 훌륭한 분들을 계속 모시는 게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과총의 변화를 위한 ‘드림팀’ 구성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소통·융합·신뢰’를 키워드로 ‘찾아가고 싶은 과총’ ‘국민과 함께 하는 과총’ ‘프런티어 개척의 과총’이라는 3대 목표와 5대 추진과제를 내걸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소통’을 꼽았다. 과총이 기초와 응용과학은 물론 산업화 연구단체를 아우르는 거대 조직인 만큼 내부적인 소통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성원의 목소리를 언제, 어디서든 담을 수 있도록 사이버이사회와 평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인만큼 정치권·언론 등 세상과의 소통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환경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한중일 3국 장관 연례회의를 처음 만들었는데 과학기술계에도 이런 3국 과학자들의 회의체를 만들고 싶다”며 “최근 이슈인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는 절박한 문제지만 윤리적인 문제가 개입되니 그만큼 논의의 장을 넓혀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지금껏 과학기술을 경제발전과 산업발전의 도구와 수단으로 여겼는데 이를 벗어나 국가 경영의 핵심 요소이자 합리적인 미래 사회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김 회장은 3월1일부터 3년간 과총을 이끈다. 그는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후회하지 않는 것은 8년 동안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라고 술회한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과총 회장직이 생애 마지막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