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조업 불황 속 미소짓는 유화·철강]원재료값 상승+中구조조정...겹호재에 철강 훨훨

中 구조조정 따른 수급 조절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 반영 시작

포스코 등 열연가격 인상 러시

지난달 말 유통가 t당 75만원

4개월만에 25% 급등...실적 껑충



국내 철강업계가 원재료 값 상승과 중국 철강 구조조정이라는 겹호재에 미소 짓고 있다. 두가지 요인 모두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현대제철이 지난해 하반기 급등세를 보인 원재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본격 반영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에 따른 수급 조절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한 추가적인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중국발(發) 공급과잉 해소가 당분간 지속 전망이어서 철강업계가 모처럼 반색하는 분위기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번 달 열연 가격을 t당 3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뽑아내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라브를 압연해 만든 제품이다. 열연강판 자체로는 주로 건자재용으로 쓰이는데, 추가 압연을 거쳐 냉연강판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열연 가격의 움직임은 주요 고로(高爐·용광로)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번 달 열연 가격을 올리기로 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4·4분기에도 t당 7만원 올린 바 있다. 올 1월과 2월에도 5만원씩 추가로 올렸는데 가격을 더 올려 받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4·4분기 7만원, 올해 1,2월 각각 12만원과 3만원 열연 가격을 올린 포스코도 이번 달에 추가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은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같은 고로사의 수익성을 개선 시키는 핵심적인 요소다. 고로사들은 특히 지난해 하반기 쇳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전전긍긍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가격에 원재료 인상분을 반영하기 시작했고, 실제 열연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열연 유통가격은 t당 75만원으로, 지난해 10월 60만원보다 25%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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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단계적으로 반영하면서 그 효과가 실적과 주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철강 구조조정도 국내 철강업계에는 호재다. 지난해 약 8,000만t 규모의 조강 생산 능력을 줄인 중국은 올해도 구조조정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중국 열연 유통가는 지난 달 중순 t당 3,859위안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87.1% 급등했다. 국내 철강재 가격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 내 철강재 유통 가격을 추종한다.

한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대대적인 열연 설비 보수 작업을 벌이는 것도 열연 가격의 하단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광양 2열연·포항 2열연 등 2개 라인을 보수할 예정인데, 업계에서는 총 54만t 규모의 생산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35만t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비 개보수 작업이 일시적으로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가격을 끌어올릴 만큼의 요소는 아니다”면서도 “철강제품 가격 하락을 막는 정도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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