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 재연을 이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팀훈련을 이끌며 이 같은 타순운용 계획을 밝혔다. 김 감독은 “본 대회에 들어가면 중심타선 안에서 타순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이대호가 4번으로 갈 확률이 높고 김태균은 그대로 3번”이라고 말했다.
쿠바·호주를 불러 전날까지 세 차례 치른 평가전에서는 김태균-최형우-이대호 순서로 3~5번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출루율 1위(0.475)를 기록한 김태균은 기대대로 세 차례 평가전에서 0.750의 출루율을 과시하며 이름값을 했다. 12타석 8타수 4안타 5타점 4볼넷으로 5할 타율을 찍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근 U턴한 이대호는 9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김 감독은 ‘타구의 질’을 언급하며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어제(호주와 평가전) 보니 굉장히 좋더라. 본인도 감이 온다고 했다”며 “타구가 멀리, 빨리 날아갔다”고 평가했다.
9타수 무안타에 빠진 최형우가 언제 제 스윙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격(0.376)·타점(144점)·최다안타(195개) 1위에 오른 KBO리그 최고 타자다. 김 감독은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잘 쳐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 평소 잘 맞힐 때는 배트를 휙 던지듯 휘둘렀는데 지금은 몸통 전체가 움직인다”고 진단하며 “4번 타자를 맡았는데 잘 맞아도 안타로 연결이 안 되니 신경 쓰이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첫 대표팀 발탁에 4번 타자로서의 중압감까지 짊어진 최형우를 5번으로 돌리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형우는 “시간이 갈수록 ‘보여줘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앞섰다”고 돌아보며 “날짜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 중인데 급한 마음을 버리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야구 국가대항전 2017 WBC의 1라운드 대회는 6일 고척돔에서 개막한다. 한국과 이스라엘·네덜란드·대만이 참가하며 이 중 두 팀이 일본에서 열릴 2라운드에 진출한다. 이스라엘은 6일 한국과의 개막전에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제이슨 마르키스(39)를 선발 등판시키겠다고 1일 예고했다. 마르키스는 2000년 빅리그 데뷔 이후 2015년까지 머물며 124승118패 평균자책점 4.61의 성적을 남겼다. 2009년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했지만 2015시즌을 마친 뒤에는 마이너리그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한국은 일찌감치 장원준(두산)을 이스라엘전 선발로 점찍었다. 장원준은 지난달 2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